주류-두산 ‘처음처럼’, ‘부드러운 술’로 소주 시장을 흔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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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류 시장에도 웰빙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처음처럼은 알칼리 환원수로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이 소주의 80%를 차지하는만큼 대관령 기슭의 청정수를 사용해 칼슘·마그네슘·나트륨·칼륨 같은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것도 내세웠다. 이를 통해 출시 첫해 단숨에 소주 시장 6위에서 2위로 올랐다.

가수 이효리씨를 광고 모델로 활용해 ‘흔들어라 더 부드러워진다’는 마케팅 캠페인을 펼쳐 소주병을 흔들어 마시는 트렌드를 만들어 낼 정도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두산주류의 한기선 사장은 “‘흔들어라’ 캠페인의 성공으로 알칼리 환원수라 물입자가 작고, 그로 인해 목넘김이 더욱 부드럽다는 제품 특성이 잘 알려진 것이 고객만족도 1위 달성의 견인차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진로 재직 시 ‘참이슬’을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소비자들이 소주를 선택하는 것은 맛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도 많이 좌우된다”며 “처음처럼은 부드러움의 대명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소주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품평회를 비롯한 세계 3대 주류품평회에서 그 맛을 입증해 수상작에 오르기도 했다.

처음처럼의 성공에는 남다른 유통 전략도 한몫했다. 시장 관리 조직인 특판 조직을 신설한 것이다. 신제품 출시 전부터 시장 내 업소 관리를 통해 초기 판매가 원활하도록 ‘사전 밀착 관리’ 전략을 펼쳤다. 이를 통해 출시한 지 2주만에 주요 상권 내 80% 이상의 제품 취급률을 기록했다. 이 덕에 시판 17일 만에 1000만 병, 100일째엔 6300만 병이 팔리는 등 소주업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타깃층을 세분화해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싱글족을 겨냥한 미니어처 제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증류소주 원액을 함유한 ‘프리미엄 처음처럼’을 선보였다.

또 맛과 패키지에 트렌드를 반영한 ‘처음처럼 Cool’ 로 고객층을 넓혔다. 처음처럼은 7.1%에 불과했던 두산주류의 서울 시장 점유율을 출시 첫 해인 2006년에는 17.4%까지 끌어올렸다. 올 10월 현재는 20.2%다. 올해 국가고객만족도 소주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3년 연속 소주 수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주류는 처음처럼의 차별성을 강화하고 수도권 지역에 영업력을 집중해 2012년까지 수도권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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