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 영양 고려한 지혜 가득-설 음식과 건강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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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민속 최대 명절인 설 연휴기간은 음식으로 인한 탈이 가장 많이 나는 때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쓰면 부족하기 쉬운 영양을 보충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먹는 것이 곧 보약'으로 생각했던 차례음식은 어떤 영양학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또 음식의 유혹을 견디지 못해 과식했을 때는,그리고 남은 음식은 어떻게 보관하고 처리해야 할까.전문가의 도움으로 차례음식의 건강학을 알아본다. ◇영양가=설 차례음식을 비롯한 절기음식에는 시기적으로 부족한영양을 보충하려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있다. 오산전문대 식품조리과 배영희(裵瑛姬)교수는“과거 설무렵은 오직 김장김치로 겨울을 나야하는 영양의 공백기였다”며“이 시기에결핍된 영양분을 공급해 인체 구성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했다”고 말한다. 우선 어육과 산적,그리고 소적(두부전)은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그리고 나물과 미나리를 넣어 담근 햇깍두기는 비타민류를 제공한다. 특히 우리나라 나물은 기름에 무쳐먹는 것이 특징.이때참기름등 식물성기름에는 지용성인 베타카로틴등이 함유돼 비타민 섭취율을 높인다. 만두 역시 영양구성이 완벽한 식품이다.녹말과 두부,시금치나 숙주나물,김치등이 어우러져 단백질.탄수화물.비타민이 국 한그릇에 담겨있다. 식후 먹는 식혜와 증편(술떡)은 훌륭한 발효식품으로 소화를 도와준다. 차례상에 오르는 생률(생밤)도 영양학자들이 권하는 식품.아스코빅산이 1백g당 20㎎이나 들어있어 모세혈관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유지하게 도와준다는 것. ◇과식=음식을 먹기전 나박김치등으로 위 준비운동을 시킨뒤 천천히 즐겁게 먹어야 한다.문제는 과식.흔히 과식후 체한듯하면 물을 마시도록 권하지만 오히려 소화액이 희석돼 장애가 된다.운동 역시 교감신경이 항진돼 위의 활동이 저하된다. 차라리 가만히 누워 있거나 산책하는게 낫다.일반적으로 복용하는 소화제는 대부분 음식물을 분해하는 효소제이나 위운동 촉진제도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함께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보관과 처리=차례 음식을 많이 장만하다보면 남은 음식이 며칠씩 식탁에 오르게 된다.물론 겨울이라 부패등 위생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기름에 지진 전류는 햇빛을 보면 산패하기 때문에육류와 함께 냉동실에 보관한다. 그러나 나물류는 얼리면 해동과정에서 수분이 증발,질겨지므로 냉동보다는 냉장보관이 좋다. 裵교수는“설음식은 영양이 골고루 함유된 음식이므로 선도가 떨어진다고 버리지 말고 떡과 전,그리고 나물을 함께 넣어 영양가가 풍부한 전골을 만들어 먹을 것”을 권한다. ◇성인병환자=성인병중에 음식과 가장 밀접한 질환은 당뇨병와 고혈압. 환자들은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음식의 유혹 때문에식사관리에 실패하기 쉽다. 적십자병원 여인법(呂寅法)영양실장은“명절에도 음식을 제한하는것은 환자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며 “다소 과식한듯하면 그만큼 활동을 많이 하라”고 충고한다. 또 “고혈압환자는 하루 먹는 소금의 총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고혈압환자가 있는 집은 저염간장으로 간을 맞추고,입맛을 돋우는 음식 한두가지만 제대로 간을 하고 나머지는 싱겁게 하는등주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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