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F 1, 경기 한파에 ‘급브레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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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 한파가 모터쇼와 모터스포츠로 번지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 모터쇼에 페라리·랜드로버·롤스로이스가 지난주 불참키로 한 데 이어 닛산·인피니티·미쓰비시·스즈키도 26일 참가 신청을 취소했다. 10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북미모터쇼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미 지역의 대표적인 모터쇼. 미국 자동차 시장은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판매가 급감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다. 이런 점에서 일본 유수 메이커가 출품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GM은 지난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가하기로 결정했지만 뷰익 브랜드를 홍보하는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와의 10년 스폰서 계약을 취소했다. 연간 스폰서비만 700만 달러에 달한다.

내년 4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 모터쇼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볼보코리아가 모터쇼 참가비와 전시비용 20억원을 줄이기 위해 참가를 취소했고, 포르셰를 파는 슈투트가르트스포츠카도 27일 불참을 통보했다. 일본 스바루도 서울모터쇼에서 신차 발표를 준비했다가 취소했다.

국산차 업체도 전시 면적을 줄이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모터쇼 참가를 취소하지 않았지만 내년 1분기 판매가 지금보다 떨어진다면 전시 면적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모터쇼에서 신차를 내놔도 마케팅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모터 스포츠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포뮬러1(F1)도 자동차 시장 불황의 영향을 받을 조짐이다. 중국은 내년 F1 개최권 반납을 검토하고 있다. 연간 500억원 정도를 F1조직위(FOM)에 내야 하는데 경기침체로 이 정도 금액을 낼 스폰서를 찾지 못해서다. 주요 개최국인 유럽 10여 개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여파로 9∼11월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급락하면서 개최국 반납 소리도 나온다. 주요 스폰서 재계약도 불투명하다. 르노F1팀의 메인 스폰서인 ING는 경영난으로 계약금을 절반 이하로 줄이거나 해지하자고 요청했다. 후발 F1팀 2~3개도 대회 참가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F1조직위는 팀마다 1000억원 이상 들어가는 연구개발비를 줄이기 위해 특정 메이커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래저래 내년 F1은 초라해질 전망이다.

2010년 전남 영암에서 개최될 코리아F1도 한파를 피해가기 어려울 듯하다. 경기장 건설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I) 형태로 참여한 신한은행·농협·광주은행·SK건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 대회를 주관하는 전라남도는 이번 국회에서 F1특별법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내년 F1에 공식 스폰서로 참가를 결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스폰서 금액은 수천만 달러로 알려졌으며, 금융위기 이전에 F1 참가를 결정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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