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성역은 없다" Z회장은 정태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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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검사 시절의 수사비화를 담은 함승희(咸承熙)변호사의 저서 .성역은 없다'(문예당刊)에 등장하는 Z회장은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咸변호사는 3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Z회장으로 표시된 대기업회장은 95년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 실명전환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된 한보.대우등 2개 그룹 총수중 한명으로,발음 그대로 보면 된다”는 말로 鄭총회장임을 확인 했다.그러나그는 이번 한보사건에 대해선“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자세한 언급을 회피했다.咸변호사는 93년 동화은행 거액비자금사건 수사 회고 부분에서“몇십억원에서 출발한 동화은행장의비자금은 몇백억원대의 비계좌로 연 결되고 이 비계좌는 또다른 비계좌로 연결돼 결국 그 부패고리의 연결을 추적하면서 나는 정.관.재계 부패의 총체를 보게 된 것”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咸변호사는 자신의 저서에서“회라는 가명 비계좌의 실체가 누구인가 고심하던 어느날,이름 밝히기를 거부하는 정의로운 행원으로부터 제보전화가 걸려왔다.….지난번 저희 은행에서 회라는 가명계좌를 확인해 가셨지요? 그 가명계좌가 어제날짜로 실명전환되었습니다.씨 본인이 직접 은행에 나와 실명전환했습니다.'.씨라니? 그 Z회장 말이오?'”라고 적고 있다. 咸변호사는 당시 대검 연구관으로 있으면서 동화은행 비리를 파헤치던중 수백억원이 입금된.회'라는 가명의 비계좌를 발견한뒤 이 돈이 정.관.재계로 흘러들어간 루트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당시 안영모(安永模)동화은행장이 대출 커미션등 을 받아 조성한 23억5천여만원의 비자금을 정치권등에 로비자금으로 사용한혐의를 적발했다는 얘기다.하지만 安씨와 김종인(金鍾仁)전청와대경제수석.이용만(李龍萬)전재무장관등을 安씨로부터 2억~5억원의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종결했다.咸씨는 94년10월 변호사로 개업했다. 당시 검찰 주변에서는 초거물급 인사의 비리 연루설이 끊임없이나돌았으며 咸변호사가 외압으로 수사를 중도에 그만뒀다는 소문이파다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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