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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설날특집 조상들 性풍속도 다큐 프로그램 방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MBC가 그동안 방송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우리 전통 성(性)습속과 춘화(春畵)를 설날 특집다큐에서 전면적으로 다뤄 관심을모은다. MBC는 7일 오전8시10분 .조상들의 성문화-어화둥둥 내사랑아'를 50분간 방영하는데 이어 8일 같은 시간에.풍속화,그 삶의 보따리'를 내보낼 예정이다. 1편에서는 상당한 분량의 춘화가 소개되고 2편 풍속화편에서도춘화에 버금가는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관능적 터치의 작품과 민화들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특히 이 프로는 성습속이 소박하고 은근하며 해학적인 멋을 지닌 우리만의 하부문화였음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마련돼 새로운 시각을 줄 것같다. 프로는 서울낙원동 한 표구점에서 병풍을 새로 표구하다 병풍그림 뒤에 숨겨진 춘화를 발견했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성문화의 베일을 하나씩 벗겨나간다.왜 성적 행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이 춘화가 병풍속에 숨겨졌을까 하는 의문을 화두 삼아 시대별 전래 성습속을 추적하는 것. 남녀의 성기를 새긴 칠포리의 고대 암각화와 신라시대의 안압지에서 출토된 수십개의 남근목.애무토기를 살피며 우리 조상들의 성표현의 원형을 찾고,이어 둔탁하게 다듬어진 신라토기에서는 일반인이 평소 발견하지 못한 에로티시즘을 찾아낸다. 고려청자의 유려한 선과 출가하는 딸에게 주는 동경(銅鏡)의 뒷면에 새겨진 성교육 그림은 고려시대에 와서 일상에 더욱 깊어진 성문화를 보여주고 있다.남녀간 진한 사랑을 노래한.만전춘'.쌍화점'이 고려의 경향 각지에서 회자된 것은 에로 티시즘이 민간문학에도 스며있었음을 시사한다. 엄격한 남녀유별을 기본으로 하는 조선의 유교문화도 성습속의 발전을 가로막지는 못했다.근엄한 사대부의 사랑방 서가에는 여체를 연상시키는 무릎연적과 백자가 자리하고 있었다.한술 더 떠 병풍 뒤에 춘화를 숨겨놓고 보며.건강한'성생활을 즐겼던 것이다. 광 문고리에 남자의 성기를 모방한 거북이 손잡이를 달아놓은것은 어떤 연유에서일까.다산(多産)기원도 목적이었지만 억압된 여성의 에로티시즘을 해소키 위한 지혜는 아니었는지.성적 은유와상징이 담겨있는 노동요는 서민들 삶의 배출구였다 .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최근 프랑스에서 발견된 최오석의 춘화는 소박과 은근,엿보기의 미학을 보여주는데 왜 조선후기로 오면서 춘화가 음화로 변질돼버렸을까.중국과 일본의 춘화와 비교하면서 일본의 영향임을 밝힌다. 2편에서는 풍속화가 그 시대상이란 관점에서 진행된다. 조선후기 양반집 자제들의 유락을 묘사한 혜원의.연소답청(年少踏靑)'이란 작품은 오늘날 압구정동의 외제차 야타족 풍속과 비슷한 시대의 반영물이라는 것이다.혜원이 여인네 습속을 미려하게표현한 작품을 비롯,당시 성문화를 엿보는 여러 그림을 소개한다. 이번 MBC의 설날특집은 그동안 덮어두었던 우리 조상들의 성습속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물론 프로의 내용과 방향이 선정적이지 않을 경우에 그렇다. <이규화 기자〉<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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