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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CO2 감축 실적 임원 경영평가에 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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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내 유통업계에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인 CO2도 줄여 경제난을 극복하자는 운동이다. 지난달 문을 연 경기도 부천의 홈플러스 여월점은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기까지 생산한다.

삼성테스코 이승한(62·사진) 회장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5일 서울 역삼동 집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올 초부터 CO2 발자국 제도를 도입해 임원의 경영실적을 평가할 때에도 CO2를 얼마나 줄였느냐를 따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자체 브랜드 제품 20개에 ‘CO2 라벨링’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O2 라벨링은 제품의 생산·소비·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CO2 양을 제품에 표시하는 제도다. 그는 지난달 삼성테스코(기존 홈플러스)와 이랜드에서 인수한 ‘홈플러스 테스코(옛 홈에버)’ 등으로 구성된 ‘홈플러스 그룹’ 출범과 함께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왜 CO2 발자국 제도를 도입했나.

“펭귄이 사막에서 울상을 지을 수도 있다는 잡지 기사와 남태평양 투발루 섬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는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2020년까지 회사 전체 CO2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정했고, 그걸 시행하려 도입했다. 올 초부터 분기마다 전기·가스·냉매·물류·출장 등 5개 영역별로 CO2를 얼마나 배출했는지를 따져 성과에 반영하고 있다.”

-온실가스 줄이기 경영이 특이하다.

“어떤 것이 가치 있는 의사결정인가를 따지는 경영이 중요하다. 기업은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여의 얼굴’을 가져야 한다. CO2를 줄이는 것이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작은 실천이 모이면 지구온난화 방지에 큰 힘이 되리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매년 CO2와 에너지 절감 우수 점포를 골라 상을 주고 있다.”

-여월점을 ‘그린 스토어’라고 부르고 있는데.

“CO2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별별 방법을 다 동원했다. 태양광·풍력에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설치와 빗물 활용 등 69가지의 그린 아이템이 들어갔다. 투자비가 많이 들었지만 전력소비도 그만큼 줄었다.”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고객들이 쇼핑 구매 습관을 바꿔 CO2 배출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유통업체는 제조업체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여월점 매장의 냉장고·냉동고에 유리문을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매출이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고객들이 이해하고 불편을 감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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