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실용 用人術’ MB 적극 벤치마킹해야”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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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대중호소력 “이미지메이킹 성공작”
■ 김대중 대통령 통합 & 국민소통 “외환위기 극복 돋보여”
■ 김영삼 대통령 화끈한 돌파력 “바람몰이식 개혁 주도”
■ 노태우 대통령 물 같은 인내심 “특유의 위기 넘어서기”
■ 전두환 대통령 군대식 결단력 “위기 경제에 성과 극대화”
■ 박정희 대통령 과업지향적 추진력 “카리스마 압권”
■ 이승만 대통령 마키아벨리적 외교력 “실리 추구의 명인”

월간중앙 성공한 지도자와 실패한 지도자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일까? 이명박 대통령이 작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려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가? 역대 대통령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통해 난국 해법의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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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퇴로를 차단하고 죽기살기로 싸우는 검투사형 리더십의 소유자다.

호랑이는 밀림에서 진가를 발휘하듯, 영웅은 전쟁터에서 리더십을 발휘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지도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링컨·루스벨트·케네디 등 미국을 대표하는 대통령들도 전쟁·경제난·혼란기에 리더십을 발휘해 성공한 지도자가 됐다.

국가 지도자의 위기관리 능력은 리더십의 중요한 기능… 위기 극복한 지도자 곁에는 신뢰받는 참모 있어 #이슈기획 MB의 대한민국 구하기 #역대 대통령 이렇게 위기 관리 했다

지도자의 앞길에는 수많은 악재와 장애와 시련이 등장하고, 그것을 제대로 극복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엇갈린다. 고든(G. Gorden)에 따르면, 리더십의 기능은 조직원의 응집력 확보와 동기 부여, 조정·통합 행위 외에 위기관리 역할이 있다. 국가 지도자의 위기관리 능력은 곧 리더십의 중요한 기능이라는 것이다.

지도자가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해 위기에 대처하고 극복할 때 리더십은 유지되고 강화된다는 것이 고든의 주장이다. 정치에서 위기관리 능력은 야구의 속성과 비슷하다. 미국 야구경기는 메이저리그(1군)와 마이너리그(2군)로 나뉘는데, 선수들의 연봉이나 대접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런데 1군과 2군의 차이는 백지 한 장 차이이고, 그 백지 한 장은 선수의 위기관리 능력이라고 한다. 잘나가던 선수가 조금만 위기가 찾아와도 견뎌내지 못하고 쉽게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팀의 운명을 짊어진 투수의 경우, 홈런을 맞고 난 뒤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홈런을 얻어맞으면 낙담하게 마련인데, 이 때 재빨리 심기일전하느냐 과거의 악몽에 시달리느냐에 따라 승리투수와 패전투수로 갈린다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정치·경제·사회와 국제관계 등 어느 것 하나 순탄하지 못하다. 따라서 민생경제와 실물경제·물가·주가·환율 등 어느 것 하나 안정돼 있지 않다. 경제위기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초기에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좌초할 수 있지만, 역으로 일찌감치 시행착오를 겪어 반등할 수도 있다. 다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단기간에 회복하려면 역대 대통령의 위기 대처 방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위기관리
- 성공한 국가 지도자들의 공통점

성공한 국가 지도자들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극복해 나가는 방법을 보면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첫째, 탁월한 능력과 카리스마다. 여기서 능력이란 상황판단 능력을, 카리스마는 대중의 결속을 이끌어 내는 힘을 의미한다. 나폴레옹·루스벨트·처칠·히틀러 등 세기적 권력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국민과 소통 능력이다. 루스벨트가 경제공황을 극복한 힘이나, 히틀러가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 있었던 힘도 대중을 확실한 자기편으로 끌어당기는 소통 능력 덕분이었다. 셋째, 참모들의 도움이다. 좋은 지도자 곁에는 반드시 좋은 참모가 있듯, 위기를 극복한 지도자 곁에는 어김없이 신뢰받는 참모가 있었다.

넷째, 리더의 강력한 자기확신이다. 지도자는 위기에 빠지면 스스로 허물어지지 않기 위해 신(神)이나 영웅, 과거의 성공 신화, 부모 등 동일시 대상을 가슴에 새기며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 예컨대 케네디 대통령은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과거의 악몽을 되새기며 의지를 다지고는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8월2일 남태평양 솔로몬군도. 당시 26세의 케네디 중위가 타고 있던 함정이 일본 구축함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망망대해로 던져진 부하들은 죽음의 공포로 자제력을 잃은 상태였다. 그러나 케네디는 당황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끊임없이 농담을 던지거나 격려해 팀워크를 강조하면서 여러 섬을 전전하다 6일 만에 구출됐다.

케네디 대통령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죽음 직전의 상황을 항상 기억하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집무실에 홀로 남아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리며 ‘지금 이 상황에서 아버지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하며 해답을 얻고는 했다고 한다.

그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심한 천식을 앓던 루스벨트가 건강을 되찾고 정치적으로 성장하도록 모든 열과 성을 쏟아 부었던 ‘정신적 지주’였다. 이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자.

노무현 대통령
- 대중호소력으로 이미지 메이킹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중 맞이한 최대 위기는 아마 탄핵정국일 것이다. 자칫 임기 도중 하야해야 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 노 대통령이 취한 무기는 대중호소력이었다. 이 기간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역사서적을 탐독하며 때를 노렸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탄핵을 규탄하며 울부짖는 모습이 연일 매스컴을 탄 덕분에 17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결국 노 대통령은 스스로 퇴로를 차단하고 죽기살기로 싸우는 검투사형 리더십의 소유자답게 탄핵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국민에게 호소한 덕분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화려하게 돌파한 셈이다. 노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 시절부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예컨대 정치인 시절 잇따른 부산지역 선거도전의 실패를 불굴의 정치인 혹은 지역감정 해소의 선봉장으로 이미지메이킹 하는데 성공했다. 럼에도 노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위기를 ‘활용’하는 능력은 탁월했는지 모르지만,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은 부족했다. 이 지적은 그의 검투사형 리더십에서 비롯된 대중감화 능력의 장점이자 한계로 보인다.

글■최진 대통령연구소 소장 [cj02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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