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 세종증권 주식으로 번 돈은 178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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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사진) 태광실업 회장은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대근씨(세종증권 인수 당시 농협회장)와 친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가 검찰에 통보되고 난 직후 삼성서울병원에 나흘 정도 입원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부산 인근의 산속에 있다”고 말했다.

태광실업 이영철 고문은 “박 회장이 24일 변호인 등과 검찰 수사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서울에 갔다가 25일 오전 부산으로 왔다”고 전했다. 이 고문은 “동네아저씨(박 회장)가 어려운 환경에서 사법고시 패스하고 대선까지 나간 사람(노무현 전 대통령)을 도운 것뿐”이라며 “ ‘측근’이라고 표현할 만큼 노 전 대통령 형제와 친한 관계가 아니며 혜택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특히 “박 회장이 세종증권 주식을 샀다가 팔아 얻은 시세차익은 178억원”이라고 밝혔다. 2005년 5월 중순 10여 차례에 걸쳐 매입했다가 12월 초순 순차적으로 팔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세종증권 주식을 차명으로 구입해 시세차익을 많이 냈는데.

“직원들과 상의해서 산 거다. 주식에 대해 잘 모른다.”

-정화삼·홍기옥·정대근씨와 아는 사이인가.

“정화삼씨와 홍씨는 만난 적도 없다. 정대근씨와는 친분이 좀 있다.”(※박 회장의 측근은 “정대근씨는 삼랑진조합장으로 23년 동안 재직했고 박 회장은 인근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서로 알고 지내는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휴켐스를 헐값으로 인수했다는 의혹이 있다.

“헐값 인수가 아니고 자체 평가보다 300억원 더 준 거다.(※태광실업 측에서 휴켐스를 실사한 결과, 540억원 정도 부실채권이 뒤늦게 발견돼 나중에 300여억원을 보전해준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가 설명) 경영 스타일에 따라 경영 차익을 얻은 것뿐이다.”

-세종증권 주식 투자로 얻은 시세차익은 어디다 썼나.

“이익금은 재투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이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과 연락을 해봤나.

“오늘 내려와서 아직 못했다.”

-힘들겠다.

“내가 한 일인데….”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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