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인상과 기풍의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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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8강전>
○·야마시타 9단(일본) ●·쿵 제 7단(중국)

제2보(18~29)=쿵제(26)는 중국 6위고 야마시타(30)는 일본 1위지만 프로들은 거의 쿵제가 더 세다고 생각한다. 세계대회 전적을 살펴보니 과연 쿵제 쪽이 훨씬 좋다. 또 쿵제는 이창호 9단에게 2승3패, 이세돌 9단에게 1승3패다. 야마시타는 이창호에게 5연패, 이세돌에겐 1패. 야마시타의 18은 이색 취향이다. 보통은 ‘참고도1’처럼 이단젖혀 7까지 잡아두게 된다. 흑은 어차피 상변에 들어올 텐데 이 그림보다 실전이 더 두텁다고 본 것일까. 야마시타가 단구에 중국 상인 같은 평온한 인상이라면 쿵제는 훤칠한 키에 사무라이처럼 눈매가 날카롭다. 하지만 실제 바둑은 쿵제가 견고하고 야마시타는 화려한 편이다. 결국 쿵제는 21로 쳐들어왔다. 백이 넓디 넓게 터를 잡았으므로 흑이 어디론가 들어오는 것은 결정된 사실(한국 기사들은 지금 백과 같은 바둑을 잘 두지 않는다. 바둑은 타개보다는 공격이 어려운 법. 한데 지금 스타일은 공격에 실패하면 곧바로 실리 부족의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21은 ‘참고도2’ 흑1도 유력했다고 한다. 백은 2쯤 협공할 수밖에 없는데 흑은 3의 선수가 좋은 콤비네이션이고 5로 달아나 두면 A의 파고들기가 자랑으로 남는다는 것. 이에 비해 쿵제의 21은 좀더 온건한 중용의 수법.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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