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질을높이자>4.가정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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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소득이 많으면 경제만족도도 높아진다는 평범한 진리는 깨지기 힘들 것 같다.또 전체 삶의 질 만족도(50.3점)에 비해 경제만족도(48.8점)의 점수가 더 낮아 돈문제가 삶의 질을 척박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별 경제만족도를 보면 2백50만원이상 소득자중 현재의 경제적 여건에 만족한다는 응답자가 43.0%인데 반해 1백50만원이하 소득자는 17.8%에 그쳐 다다익선(多多益善)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또 20대에서는 현재의 경제적 여건에.만족한다'는 비율이 32.3%였으나 50대에서는 24.6%에 머물러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 부담이 높아졌다.그리고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의 만족도가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자영업.블루칼라 순이었다 . 경제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은 자녀 교육비와 혼수비에 대한 걱정.자녀교육비에 대해서는 설문응답자의 22.2%가.많은부담'을,47.7%는.다소 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해 최근 대학등록금 인상과 사교육비 증가등의 여파를 반영했다 .그리고 혼수비에 대해서도 응답자중 23.0%가.많은 부담'을,41.0%는.다소 부담을 갖는다'고 답해 연령구분없이 부모들의 혼수비 걱정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여대 정순희(鄭順姬.가정관리학과)교수는“혼수비와 사교육비는 가정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사회풍습과 관련된 문제여서 그 부담을 쉽게 줄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하지만이것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면 고쳐나가 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그는“주위사람들의 행동을 따라가는 분위기가 혼수비와 사교육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진단하고“혼수문제는 사회단체등을 통한 지속적인 국민의식 계몽을,사교육비는 국가에서 공교육을 강화시키는 정책으로 가정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여성응답자들에게 가사노동 보상에 대한 만족도를 물은 결과 응답자중 20.2%가.만족한다'고 대답한 반면 응답자 34.6%는.불만족스럽다'고 대답(그저 그렇다 45.0%)해 가정에서 가사노동이.여자들이 당연히 해야할 일'로 여겨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집안일로 큰 돈을 써야 할 경우 자신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대해.많이 반영된다'는 응답자가 41.4%,.다소 반영된다'가 42.0%로 나타나 가정에서의 의사결정은 비교적 민주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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