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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갯벌 살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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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람사조약은 습지가 갖는 경제.문화.과학적 가치를 인식하고,습지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이다.1971년2월 이란 람사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채택돼 현재 85개국이 가입하고 있다.가입국은 자국내 습지중 한개 이상 을 선정.등록해 보호정책을 펴야 한다.
람사조약이 정의한 습지엔 갯벌과 늪이 포함된다.우리나라의 경우 늪이 있긴 하지만 주대상은 역시 갯벌이다.서해안과 남해안은굴곡이 많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크며 큰 강들이 유입되기 때문에갯벌이 발달해 있다.전체 면적 2천8백15평방 ㎞로 국토의 3%다. 갯벌은.자연의 콩팥'이다.하천을 따라 흘러온 육상의 오염물질은 최종적으로 갯벌에서 걸러진다.토사와 부유물질을 걸러주고,중금속과 유해 화학물질을 무해한 상태로 바꿔주며,부영양화(富營養化)를 일으키는 질소.인을 흡수한다.갯벌이 사라지 면 어장.양식장이 입는 1차 피해도 크지만,육지의 오염물질에 해양 전체가 노출되는 2차 피해가 더 크다.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크다.미생물부터 어패류까지 다양한 생물종(種)이 활발한 생산활동을 벌인다.연안생물의 60%가 갯벌 생태계에 생존을 의지하고 있다.지난해 5월 서울대 지리학과 조사팀이 전북 부안 계화도 간척지에서 매립농토 쌀농 사와 갯벌 김양식의 경제성을 비교한 결과 갯벌이 1.5배 생산성이 높았다.이밖에 홍수조절기능,자연휴양지까지 합하면 경제적 이익은 엄청나다. 그동안 우리는 국토개발이란 미명하에.갯벌파괴'를 계속해왔다.전체 갯벌중 26%가 기능을 상실했으며,현재 간척사업이 진행중인 곳까지 합하면 48%가 사라질 판이다.외국의 경우 간척사업을 그만둔지 이미 오래다.북해에 세계 최대의 갯 벌을 가진 독일은 80년대 중반부터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미국은 간척지를 갯벌로 복원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23일 한국해양연구소는 서해안 4개지역을 조사한 결과 갯벌을 농지로 매립하는 것보다 지금대로 보존해 얻는 경제적 이익이3배이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고 무분별한 간척지 개발 자제를 건의했다.올바른 지적이다.그런 의미에서■람사 조약 가입을서두르고 습지보전법을 하루 빨리 제정하는 등 갯벌에 대한 보호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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