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수정과 한잔 … 겨울밤은 따뜻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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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성질을 가진 수정과 등 온열성 식품을 섭취해 체온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사진은 궁중다례 체험 행사 모습. [중앙포토]

한방에서 겨울은 음기의 계절이다. 신진대사는 떨어지는데 추위 탓에 신체가 요구하는 열량은 늘어난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고의서를 보면 개별 식품마다 온열성(溫熱性)·평성(平性)·한량성(寒凉性)으로 분류돼 있다. 이 성질은 식품을 섭취하는 온도와는 무관하다. 예컨대 귤은 냉장고에 넣어둔 것을 꺼내 먹어도 한방에선 따뜻한 식품이고, 녹차는 뜨거워도 찬 음식에 속한다. 몸을 따뜻하게 데워 겨울나기를 돕는 대표적인 식품을 소개한다.

◆생강=추위를 잘 타고 찬 곳에서 음식을 먹으면 쉬 체하는 사람에게 권장된다. 위를 따뜻하게 해서다.『동의보감』에도 “생강이 오장육부의 냉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고 기술돼 있다. 몸을 데우는 것은 생강의 매운 성분인 진저올·진저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화불량이나 목이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도 유익하다. 생강차는 생강을 얇게 저며 설탕이나 꿀에 재웠다가 뜨거운 물에 띄워내면 완성된다.

하지만 열이 많은 사람이 생강을 장복하면 두드러기·가슴 답답함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광동한방병원 아이앤맘센터 최우정 원장은 “피부병·눈 충혈·종기가 있을 때는 섭취를 삼가거나 제한하라”고 조언했다.


◆계피=성질이 따뜻해 체온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어혈을 풀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뜨거운 물에 2~3g의 계핏가루를 타서 차처럼 마시면 겨울이 따뜻해진다. ‘찰떡 궁합’인 생강과 함께 물에 넣고 끓인 뒤 꿀·설탕을 타서 먹는 것도 방법이다. 계피·생강·육계(셋다 성질이 따뜻함)를 넣은 수정과는 차갑게 해서 마셔도 겨울에 냉해진 몸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대추=가을 과일인 대추는 성질이 따뜻하다. 생대추를 많이 먹으면 몸에서 열이 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추차는 체열을 높여 추위를 녹이기에 그만이다. 숙면도 돕는다. 두세 토막으로 썬 대추를 씨와 함께 물에 넣고 은근한 불에 우려내면 대추차다. 대추는 과일 자체의 당도가 높아 꿀·설탕을 넣지 않아도 된다. 대추는 구강 건조·변비가 있는 사람은 피한다.

◆부추=“맏사위에겐 부추 요리를 해준다”는 옛말이 있다. ‘비아그라 채소’로 여겨서다. 강남차병원 한방과 배재현 교수는 “부추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을 잘 돌게 한다”며 “보양식에 흔히 부추가 재료로 쓰이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추는 파·마늘과 함께 채소 중 가장 따뜻한 성질을 지녔다. 부추·파·마늘엔 매운 맛 성분인 알리신이 들어있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데운다.

◆귤=동국대병원 한방내과 최동준 교수는 “과일은 대부분 성질이 차다”며 “귤은 유자·사과와 함께 성질이 따뜻한 몇 안되는 과일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껍질로 차(진피차)를 만들어 마시거나 껍질을 입욕제로 사용하면 몸이 데워진다. 4~6개 분량의 껍질(목욕 3회분)을 습기가 적은 곳에서 1주일 가량 말린 뒤 탕 속에 넣으면 고유의 향과 정유 성분이 서서히 목욕물에 퍼진다. 이 물에 몸을 담그면 냉증이 개선되고 피부 밑 모세혈관의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몸이 따뜻해진다. 피부엔 보온·보습 효과를 준다.

◆따뜻한 식품의 공통점=맵거나 향이 강하거나 자극적인 식품은 대부분 성질이 따뜻하다. 호박·당근·고구마·감자 등 땅속에서 자라는 채소도 온열성이기 쉽다. 생선·조개도 대체로 따뜻한 성질을 지닌다.

성질이 찬 식품을 따뜻하게 바꾸는 방법도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비만체형클리닉 송미연 교수는 “음식에 소금을 뿌리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로 바뀐다”며 “생야채는 대부분 성질이 찬 데 소금으로 숨을 죽이면 찬 성질이 중화된다”고 소개했다.

배추는 성질이 찬 식품이지만 여기에 소금과 파·마늘·고추(성질이 따뜻함)를 양념으로 넣으면 따뜻한 식품으로 바뀐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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