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발언대>기초과학 외면은 미래불감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고득점자의 법대.상대 선호,기초과학 기피'.입시철마다 나타나는 이같은 관행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세계적 경영컨설턴트인 윌리엄 스테이셔 회장은.한국경제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도 문제지만 그보다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예방하지 못한 미래예측 불감증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국가경쟁력강화 민간위원회는 95년 기준으로 각국의 절대 기술개발력을 비교,미국이 1백이라면 일본은 56,독일은 40,한국은 4.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스테이셔 회장의 견해를빌리면 우리의 미래예측 수준이 고작 4.7%라는 이야기다.
우수한.기술 두뇌'를 만들어내야 할 우리 입시풍토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물리.화학.수학등 순수과학 분야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는 현상은 절대 기술개발력 면에서 미국의 4.7%,일본의 10% 미만이라는 우리의.미래불감 증후군'과 깊은 관계가 있다.
미국경제 활성화의 기수며 현재 실리콘 밸리에서 각광받고 있는정보산업 전문기업군 사장의 90%는 모두 전문 기술인 출신이다. 또 정보화 사회의 경제구조는 부가가치의 75% 이상이 사람머리에서 나오는 소프트웨어와 고도의 정보기술에서 창출되고 있다. 역사의 큰 흐름은 오늘날 과학기술이 결코 하나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등 모든 분야의 기반이라는 점을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의 경우 장쩌민(江澤民)주석을 위시해 정치 지도층대부분이 기술전문 정치인이고,미국에선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법과대학원.경영대학원등의 과정을 밟은 전문가들이 절대 기술개발력 1백을 육성하는 법과 경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역사의 대세를 꿰뚫어 보는 나라는 미래의 역사방향으로 우수 인력의 흐름을 잡아주는데 국가 인력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다.그런의미에서 오늘날 국민총생산(GNP)4만3천달러인 경제강국 스위스의 국립대학은 모두 이공계 학과로만 구성돼 있 지 않은가.
일본에서는.엄마 말 듣지 마'증후군이 있다고 한다.과거 잣대의 직종을 고집하는 부모와 신세대간의 충돌로 빚어지는 현상이다.우리는 미래 예측보다 과거에 집착하는.엄마 말대로 증후군'혹은 .미래예측 불감증'에 걸려있는 것은 아닐까.
우수 두뇌의 70% 이상이 주저없이 이공계를 선택하는 나라,과거보다 미래의 잣대를 고집하는 젊은이가 많은 나라.
그래서 세분화.다원화해가는 정보사회의 기술 창의력이 사회 모든 부문의 기반이 될 때 비로소 우리도 국제수지 적자 대국의 경제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국회의원.영재학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