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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해외대학 474명, 10년간 판·검사 70명 배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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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 03면

대원외고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본격적으로 각광받은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91년 ‘대원외국어학교’에서 외고로 전환한 뒤 94년 186명의 서울대 입학생을 배출한 것을 필두로 96년에는 서울대 합격자가 역대 최다인 202명을 기록했다. 연세대·고려대 등을 합하면 500명을 넘는 숫자였다.

대원외고 실적은

90년대 중반은 고교 평준화 이래 사라졌던 소위 ‘명문고’의 자리를 외고와 과학고 등의 특목고가 대신 꿰차기 시작한 때다.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설립 취지로 만들어졌던 특목고는 명문대 진학의 보증수표로 받아들여졌고, 대원외고는 이러한 ‘특목고 신드롬’의 한가운데 있었다.

하지만 특목고 학생을 배려하던 ‘비교내신제’가 98년 대학입시부터 폐지되자 특목고에 대한 입학 지원율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특목고 학생들은 내신관리에 불리했기 때문이다. 대원외고의 진학 실적도 크게 낮아졌고 자퇴생도 많이 생겨났다. 대원외고가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바로 그즈음이었다.

최원호 대원외고 교장은 “국내 명문대 진학이 불리해지는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비리그를 노려 보자는 발상이었다”고 회상한다. 당시 대원외고 교감이었던 그는 손수 유학 프로그램을 짰다. 첫 유학 프로그램에 참가한 23명의 학생은 대부분 학교에서 중상위권 성적이었다. 최 교장은 “당시만 해도 해외유학이 낯선 개념이어서 의아해하는 학부모가 많았다”고 전했다.

국내 고교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대원외고의 해외유학 프로그램은 출발부터 큰 성공을 거뒀다. 2000년 대원외고는 컬럼비아·스탠퍼드대 등 미국 명문대 합격생 9명을 배출했다. 이후 매년 수십 명의 해외 명문대생을 배출한 대원외고는 지난해엔 처음으로 해외대학 진학자가 100명을 넘었다. 2000년부터 올해까지 해외대학에 진학한 졸업생은 474명이며, 이 중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자는 110명에 달한다.

지난 10년 사이 대원외고의 해외유학 프로그램은 다른 특목고로 빠르게 확산됐다.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이 지나치게 많아지자 대원외고는 올해부터 프로그램 참여자를 1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매년 대원외고에서 배출된 명문대생들은 사회로 진출해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대법원과 법무부가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10년간 판·검사 임용자 배출 고교 현황’에 따르면 대원외고는 70명의 판·검사를 배출했다. 국내 고교 중 1위다. 최근엔 사법시험 합격자가 매년 50여 명에 달한다. 외무고시와 행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까지 합치면 한 해 10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원외고 측은 “개교 이래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은 법조계 264명, 언론계 473명, 문화예술·학계 1640명, 국제기구·해외로펌·국제금융회사 121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교내신제가 폐지됐지만 각 대학은 내신의 실질 반영률을 낮추고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방법으로 특목고 학생을 선발해 왔다. 이명박 정부가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을 강조함에 따라 특목고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이 조금 더 용이해질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최윤상 대원외고 진학부장은 “올해 각 대학의 수능 반영비율이 커진 만큼 국내 대학 진학 성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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