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쇼생크 탈출' 부산교도소 무기수 탈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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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무기수로 수감중 20일 탈옥한 신창원(申昌源.29)씨의 죄명이나 탈옥과정이 영화.쇼생크 탈출'과 흡사,이를 모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마저 낳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강도치사죄로 부산교도소 3사동에 수감중이던 申씨는 20일 오전 감방 화장실 환기통 철망을 뜯고 나와 탈옥전 이미 감옥 담벽 밑에 파 놓은 너비.깊이 30㎝의 땅굴로 담벽을 통과했다.이후 교도소 바깥 담장은 교도소측이 지난해 7월 교회신축을 위해 담벽 일부를 헐고 임시로 막아놓은 담장 지주를 타고 넘어갔다.영화와 다른 점은 감방벽에 굴을 판것(영화)과 환기통을 뜯고 달아난 것의 차이일 뿐이다.
탈옥사실이 밝혀지는 과정도 똑같다.申씨나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모두 아침 점호에 나오지 않자 교도관이 감방안을 살펴 보는 과정에서 탈옥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탈옥후 옷을 갈아 입고 도주한 것도 일치하는 점이다.
申씨와 영화 주인공의 탈옥과정에서 다른 점은 申씨가 죄수 6명과 함께 수감된 반면 .쇼생크 탈출'에선 독방이었다.또 申씨가 탈옥을 2년간 준비한데 비해 영화에선 20여년간 벽을 팠다는 점 정도다.그러나 무엇보다 다른 점은 같은 무 기수지만.흉악범이냐,누명을 쓴 죄인이냐'는 것이다.
申씨는 강도짓을 벌이다 주인을 찔러 숨지게 한 살인강도범인 반면 영화의 주인공은 은행원으로 일하다 치정에 얽힌 부인을 권총으로 살해한 누명을 썼다는 점이 현실과 영화의 차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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