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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火星에 있나봐" NASA 가상현실 프로그램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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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첨단 화성탐사 로봇 '스피리트'를 감싸고 있는 로켓이 화성의 대기권으로 진입했다. 로켓은 분리되면서 에어백과 같은 충격흡수장치에 낙하산을 펼쳤다. 여러 차례의 공중회전 끝에 화성 지표면에 안착한 스피리트는 화성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지구로 전송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내 모팻필드에 위치한 미항공우주국(NASA)의 에임스 리서치 센터가 마련한 가상현실 프로그램의 일부다. 지난 1월 25일 NASA의 화성탐사 프로젝트의 시작과 함께 문을 연 화성센터는 불과 수주 만인 3월 초 인근 지역 학생과 교사.주민 등 관람객이 5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화성센터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끄는 코너는 역시 가상현실 세계로 꾸민 '몰입형 극장(Immersive Theater)'. 약 30분의 영상물이 하루 6~7차례 방영된다. 가로 11m, 세로 5m의 대형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화성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스피리트와 오퍼튜니티 등 탐사로봇이 지구로 보낸 데이터를 sgi(실리콘 그래픽스)의 수퍼컴퓨터를 이용해 3차원 입체로 만들어낸 것이다. 3대의 고성능 프로젝터를 이용해 화성 표면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하고 끊김없는 고화질의 영상을 제공했다. 화성센터는 NASA가 보내온 최신의 3차원 모델을 확대하거나 축소, 360도 회전, 절단 등 원하는 대로 가공할 수 있다.

NASA와 sgi는 화성탐사를 앞두고 이같은 가상현실 시스템을 통해 화성탐사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마쳤다. 리사 피스타치오 sgi PR 매니저는 "지구와 화성 간에 신호를 교신하는 데 20분 정도가 소요돼 탐사로봇이 자체적으로 안전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이 필수"라며 "이 프로그램 또한 가상현실 시스템 내에서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상물에서도 탐사로봇은 거대한 암석이나 절벽과 같은 방해물이 나타나면 NASA 본부의 조종없이 피해갈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 밖에 화성탐사선이 착륙시 이뤄졌던 조종을 직접 체험해보는 '카네기 멜런 대학관', 기온변화로부터 탐사로봇을 보호하는 '초경량 온도 보호기 샘플' 등이 전시돼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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