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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관문 고속철도변 확 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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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구 도심을 통과하는 경부고속철도변. 칠성동 등 중·서·북구 지역엔 낡은 슬레이트 집이 곳곳에 눈에 띈다. 지붕은 비닐로 덮여 있다. 비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수십년 동안 개발되지 않은 탓이다. 주민들은 “철도변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개발과는 거리가 먼 곳”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대구시가 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는 서구 상리동∼수성구 만촌동 11.5㎞의 정비사업을 다음달 착공한다. 2014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6629억원. 철로변 주택과 땅 매입비가 3591억원, 도로·교차로·녹지 조성 비용이 3038억원이다.

◆철로변에 도로와 공원 조성=철도변 정비사업은 경부고속철도의 대구 도심 구간을 뜯어고치는 작업이다. 철로변 남북 양쪽에 방음벽을 설치하고 그 옆에 폭 10m의 녹지 공간을 만든다. 녹지 공간 옆에는 다시 왕복 2차로(폭 10m)의 도로를 만든다. 현재 방음벽 바로 옆에 주거지가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녹지 공간은 공원처럼 꾸며진다. 인근 주민이 더위를 피하고 운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도심에 폭 10m·길이 5.5㎞의 공원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정비 구간 중 철로변을 따라 8.5㎞의 도로도 개설된다.

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 후 모습(조감도).


아파트 등 대형 건물이 있는 구간을 제외하고 단독주택을 철거한 뒤 설치한다. 철도변 지역에 접근할 수 없었던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고가차도·교량·보도육교 등 남북 지역을 연결하는 시설물도 새로 설치된다.

대구시 건설관리본부 양장윤 토목4과장은 “편입 토지와 건물에 대한 보상 비율이 45%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대구의 관문인 철로변이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업체에 시공 맡긴다”=대구시는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정비사업의 대부분을 지역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사 구간을 사업비 70억원 미만으로 나눠 입찰공고를 내기로 했다. 이 법은 공사비 70억원 미만 공사의 경우 지역업체로 입찰 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목교 개량과 철로변 도로 공사 등 6개 공사를 이달 중 발주한다. 내년과 2010년 발주하는 입체교차시설, 전기·조경 시설 대부분도 지역업체가 따낼 것으로 보인다. 김규현 대구시 건설관리본부장은 “고속철도변 정비사업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건설업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경부고속철도 대구 도심 구간이 2006년 8월 지상 건설방식으로 결정되면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선로 설치와 주변 정비사업 계획을 세웠다. 대구시와 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2월 선로 설치는 철도공단이, 주변 정비사업은 대구시가 맡는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선로 설치 사업비는 647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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