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매니저>스미토모 상사 미야하라 겐지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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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탄만 하고 싶지는 않다.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겠다.”지난해6월초 26억달러(약 2조1천8백40억원)라는 엄청난 손실을 안겨준 구리 불법거래가 불거져 나온지 2주일후에 취임한 스미토모(住友)상사 미야하라 겐지(宮原賢次)사장의 취임 일성(一聲)이다. 겐지 사장은 취임후“앞으로 스미토모 상사의 영업은 신용을 가장 중요시하고 확실성에 의거하며 헛된 이익을 절대 추구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지난해 5차례나 가진 부장급 이상 간부 직원을 대상으로한 사내 교육에서도.처음부터 다시 시 작할 것'을 누차 강조했다.이 자리에서“헛된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은어떤 의미를 가졌는가”고 한 직원이 질문하자 그는 “헛된 이익이란 간단히 말해 쉽게 번 돈이다.피와 땀을 흘리지 않고 번 돈은 일단.이상한 것'이라고 의문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고 대답했다. 스미토모 그룹이 상사 활동을 개시한지 꼭 50년 되는해였던 지난해는 스미토모 상사에는 그야말로 사상 최악의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스미토모 상사의 중간 결산에는 하마나카 전 비철금속 부장의 구리 불법 거래에 의한 특별 손실이 2천8백48억엔(약 2조1천3백60억원)이나 계상됐고,결국 스미토모 상사는창업이래 처음으로 2천1백26억엔(약 1조5천9 백50억원)이라는 엄청난 적자를 최종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겐지 사장도“종합상사로서 뒤늦게 출발해 앞선 상사를 따라잡으며 이제 어깨를 견줄 만한 위치에 올랐는데 구리 불법 거래 사건이 터져 50년간 쌓아 올린 스미토모상사의 이미지가 한순간에무너졌다”며 유감을 표시했다.지난 58년 대학 졸업 직후 스미토모 상사에 들어와 40년 동안 회사의 성장과 우여곡절을 함께해온 겐지 사장은 입사이래 사장취임 이후처럼 한계를 느낀 시절도 없었다며 지난해의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아직 할 일이 태산같다고 말한다.겐지 사장은 이제 구 리 불법거래 사건의 악몽을떨치고 회사 영업정상화에 의욕을 다지고 있다.

<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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