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질을높이자>2.가족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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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의 가정은 가족수가 늘어나거나 대가족형일때 가족관계 만족도가 대폭 낮아지고 나이가 들수록 친가.처가와의 사이도 소원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가족간의 만족도를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는 친척간 의견차이,상호이해관계,고부갈등등이 으뜸.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간의 대화가 중요하며 한번 발생한 문제는 다른 문제와 겹치지 않도록 그때 그때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으로 제시됐다.
본사가 신년특집으로 실시한 도시가구 생활지수 조사에서 가족관계 만족도는 65.7점.전체 삶의 질 평균 50.3점에 비해 가족관계 만족도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하지만 가족관계 만족도가나이가 들수록 떨어지는 점은 앞으로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우선 연령별 가족관계 만족도에서 20대 67.0%,30대는 66.2%가.만족한다'고 대답한 반면 40대는 54.5%,50대이상은 48.7%로 나이가 들수록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가족갈등의 원인으로는 의견.성격 차이(20.
7%),상호이해관계(7,3%),고부갈등(5.8%),경제문제(4.9%)등을 들었다.또 친가.처가와 갈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20대는 4.6%,30대는 8.5%에 그친 반면 40대는 13.4%,50대이상은 11.7%로 젊 은 세대의 2배에 이르는 수치.
성신여대 김태현(金兌玄.가정관리학과)교수는“부부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녀의 입시스트레스,사교육비의 부담,청소년 탈선,그리고 나이든 부모를 모셔야 하는 의무감등이 가족관계를 어렵게 만든다”며“입시.사교육비등의 문제는 사회모순에서 비 롯되는 문제니만큼 분수에 맞게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金교수는 또“노부모문제도 노인연금.노인아파트지원등 국가정책 개선과 부모봉양은 장남이 해야 한다는 관습을 깨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또 우리 가정은 남편과 아 내의 소외감을 느끼는 정도도 심각한 편.조사대상자중 36.8%가.가정에서 소외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이 항목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소외감을 느끼는 정도는 커지는데 20대가 21.7%인데 반해 50대이상은 38.7%에 이르렀다.
조사항목중 주목할 만한 것은 가족관계가 원만해지기 위해 가장필요한 것으로 건강(56.4%)을 꼽은 것.건강은 차순을 차지한 돈(8.0%),시간(3.4%)등에 비해 비율이 크게 높은데이는 건강이 현재 가족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 향은 작았지만 평소 건강을 잃을 경우를 가장 크게 걱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셈.이럴수록자신의 입장에서 벗어나 가족 전체를 바라보는 가족구성원의 자세가 필요하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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