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이 분교에는 현재 200여 명의 영재들이 모여 있다. 구성은 좀 복잡하다. 우선 쌍어(雙語)반과 캐나다 반, 유학생을 전담하는 국제부가 있다. 일단 국제부에 유학생이 입학하면 이들은 일정 기간 중국어 학습과 생활 적응을 거친 뒤 쌍어반, 혹은 캐나다 반에 편입된다. 이때부터 중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한다.
쌍어반과 캐나다 반의 차이는 간단하다. 쌍어반은 중국어를 위주로 하고 영어를 보충으로 삼는 데 반해 캐나다 반은 캐나다 교육부가 정한 교과과정 80학점을 이수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중국어는 보조 언어로 교육한다. 유학생들은 당연히 쌍어반 편입이 목표다. 캐나다 반은 거의 전부가 미국·영국·캐나다·호주 유학을 꿈꾸는 중국 학생들로 채워져 있다.
국제부는 올해 처음 설치됐는데도 한국인 유학생 20명 등 모두 7개국 유학생 40여 명이 몰려들었다. 한국 유학생들은 주로 유학허브 등 국내 유학업체를 통해 이하이를 찾았다. 이처럼 유학생들이 몰려든 이유를 알기 위해 베이징 8중 이하이 분교 국제부의 류즈이(劉志毅·사진) 교장을 만났다. 류 교장은 베이징 8중 교장을 지낸 교육 경력 30년의 노교사다. 그러나 눈빛에는 여전히 힘과 열정이 넘친다.
-베이징 8중 이하이 분교에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대입 100% 합격이 이하이의 자랑이다. 진학생 95%는 중국 교육부가 지정한 중점 대학(베이징대·칭화대·런민대 등)에 입학했다. 베이징 8중 출신 교사와 시 교육부로부터 ‘중점 교사’로 인정받은 우수 교사진, 캐나다 원어민 교사 등 250명의 교사가 포진해 있는 점도 강점이다. 고급 아파트 단지에 버금가는 현대적이고 청결한 환경도 학부모들이 이하이를 선호하는 이유일 수 있다.”
-국제부 교과 과정은 어떻게 짜여 있나.
“초중, 고중 교육과정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중국어 실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일이다.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지나면 중국어능력고사(HSK) 3~4급(11급이 최고 급수) 정도를 딸 수 있다. 이런 수준이 되면 곧바로 일반 중국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로 배치된다. ”
-3급 수준으로 중국어 수업이 가능할까.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언어 보충수업을 실시한다. 1년 반에서 2년 정도 지나면 8급 수준이 가능하다. 중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초가 다져졌다고 볼 수 있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부에는 한국인 교사와 중국인 교사가 함께 근무한다. 모든 일은 협의해서 처리한다. 한국 교사는 생활을, 중국 교사는 학습을 맡는다.”
-학생들이 잘 적응한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우수한 편이다. 이들은 수업 후 저녁 시간, 주말에 중국 친구나 교사들로부터 스스로 보충수업을 받는다. ”
-한국 학생들에게 문제가 있다면.
“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우다. 한식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한국 요리사를 채용해 한식 제공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중국 음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국제부 학생 선발 기준을 말해 달라.
“고난도의 입학 시험을 치른다. 출신교의 생활기록부, 성적표도 고려 대상이다. 가정의 경제적 수준, 부모의 교육열도 살핀다.”
-여가 활동은 어떻게 관리하나.
“체육 시간엔 한·중 학생이 처음부터 함께 공부한다. 교내 컴퓨터실도 개방해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주말이면 마음껏 산책하거나 쇼핑할 수 있다. 학교가 주선해 관광지를 둘러보는 행사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국제부 입학에 적기는 몇 학년으로 보시는지.
“이를수록 좋다. 초·중 1학년 정도가 적절하다고 본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기초도 단단하면서 중국어를 배우기에 좋은 나이다. 고중 때 입학할 경우 대학에 진학할 수준의 중국어를 배우는 데 시간이 너무 짧을 위험이 있다.”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주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
“ 유학생은 반드시 중국 정부가 실시하는 졸업시험에 통과해야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이 졸업시험은 까다롭다. 따라서 가능한 한 조기에 유학 오는 것이 좋다. ”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