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 비디오"遺言"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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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살아있는 성인 테레사(85)수녀와의 인터뷰.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테레사수녀의 유언'이 국내 처음으로 비디오로 나왔다.
최근 건강악화로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있는 테레사수녀는 이 대담에서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적 메시지 뿐만 아니라 50여년동안의 성자적인 실천을 통해 얻게 된 인생철학과 교훈을 피력하고 있다.
95년 여름 캘커타에서 녹화된 이 비디오는 50분짜리로 비교적 짧은 분량이지만 테레사수녀가 병색이 완연한 가운데 담담히 자신의 경험과 인류에 대한 메시지를 술회하고 있어 종교인들 사이에선.영적 유언'(성인이 죽음을 앞두고 말한 유 언)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디오에선 정치적 영향력도 대단한 테레사수녀의 현실과 달리 소박하고 간결하면서도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열정에 찬 모습이배어나오고 있다.
수녀가 인도에서 펼쳐온 믿기 어려운 고난의 자선활동내용과 동료.자원봉사자들의 증언도 이 비디오에 담겨있다.
인도의 유명한 나환자 수용소.티탁하르 철도 화물창고'를 인도정부가 테레사수녀에게 58년 이래로 전부 맡겨 이들을 돌보고 있는 장면은 특히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이 인터뷰에 따르면 테레사수녀는 그동안 여러차례 중국에서 자선활동을 펼치는 것을 원했으나 입국비자가 나오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알바니아 태생으로 아일랜드 로레토수녀회에서 자란 테레사수녀는52년부터 인도의 캘커타에.사랑의 선교회'를 세워.저물어 가는금세기 마지막 성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디어와의 대담을 꺼려 좀처럼 화면으로 만나기 어려운 테레사수녀와의 이 대담자료는 시나리오작가 출신의 다큐멘터리 감독인 마르셀 바우어가 수년간의 자료조사와 접촉끝에 단독으로 만들어졌다.
벨기에 태생의 바우어감독은 최근 20여년간 제3세계 사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주로 제작해왔으며,82년 내한해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다큐제작을 추진했으며 이후에도 제주해녀와 부산의 유곽에 관한 내용도 만들었다.
이 비디오는 바우어감독의 친구인 독일출신 임인덕(60.세바스찬 로틀러)신부가 성베네딕트 수도원 시청각 종교교육연구회(279-7429)를 통해 내놓아 빛을 보게 됐다.
최근 잉그마르 베르히만.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페데리코 펠리니등 거장들의 예술영화들을 비디오로 제작해 화제를 모은 임신부는“금세기 최고의 성인이라고 할수 있는 테레사수녀와의 만남은 종교인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진지한 삶의 의미를 생 각해볼 수 있게 하는 시간을 주게될 것으로 믿는다”며 비디오 제작의도를 밝혔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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