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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은 인간에 어떤 도움 주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병원에서 수술후 회복이 진행중인 환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창밖으로 녹지를 볼 수 있었던 환자는벽돌 담벽만을 내다본 환자들에 비해 훨씬 회복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일까.도로변에 특색있는 가로수가 우거지고 쉽게 다가갈 수있는 공원이 있는.푸른 도시'는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대기오염을 줄이는등 다양하게 시민들의 건강한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대기오염 정화=우거진 나뭇잎은 주변 공기중에 포함된 먼지의85%까지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가로수가 없는 도로변의 경우 먼지 입자수가 공기 ℓ당 1만~1만2천개 정도인데 비해 가로수가 우거진 도로변에 서는 1천~3천개 정도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캐나다 식목계획'의 한 실행책임자는“도심의 나무는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외곽녹지의 나무보다 대기 오염물질 제거효과가 5~15배 정도 높다”고 평가한다.
◇열섬현상의 완화=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는 도시의 중심부 기온이 주변지역보다 3~5도 정도 높은 이른바.열(熱)섬'현상이 나타난다.
건물이나 도로,콘크리트로 덮인 지표면은 수분을 포함한 흙보다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저장하고 태양에너지를 반사하는 반사체의역할을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면 풀 덮인 지붕이나 녹지공간 위의 공기는 건물이 들어선 지역보다 차갑기 때문에 공기가 수직적으로 혼합되도록 하는데 큰도움이 된다.
◇에어포켓 생성방지=도시 건물들은 바람을 막고 공기의 흐름을차단하기 때문에 빌딩 아랫부분에 공기가 정체되는 에어 포켓이 생긴다. 반면 도시를 푸르게 가꿀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녹지지역의 신선한 공기가 도심지역으로 강하게 유입,도심이 정화되는 역할을 한다.
◇에너지 절약=건물 주변에 나무를 적절하게 심을 경우 겨울철연료 사용량을 20% 이상 줄일 수 있다는게 외국의 연구결과다. 반면 여름철에는 냉방비용을 줄이기도 한다.실제 미국 마이애미시의 조사결과 나무가 무성한 주택의 경우 가구당 2백35달러의 냉방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도.홍수 조절기능=녹지의 공기는 식물의 증산작용으로 콘크리트 포장지역에 비해 훨씬 습도가 높다.
뿌리에서 흡수한 물이 줄기를 통해 잎에 전달되고 여기서 증발한 수분이 주변 공기를 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에 비가 쏟아질 경우 빗물이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 홍수나 침수위험을 가중시키지만 나무가 많은 곳은 콘크리트와 블록이 마른 후까지도 수분을 유지한다.
◇토양오염방지=도시의 가로수는 빗물에 들어있는 중금속등 오염물질을 흡수,이들이 지하수나 하천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준다. 빗물에 포함된 카드뮴.구리.납등은 95% 이상,아연은 16% 이상 흡수되며 청색증을 일으키는 질소성분도 현저하게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높은 투자가치=최근들어 사람들은 녹지공간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어 나무가 있는 주택이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은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흔한 현상이다.미국 조지아주 아덴스시의 경우 정원에 나무가 5그루 정도 있는 주택은 나무가 ■ 는 주택보다3.5~4.5% 정도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네티컷주에서는 정원의 나무 숫자가 집값의 6%를 좌우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매사추세츠주에서는 공원 바로 옆의 주택은 다소 떨어진 곳보다 2천7백달러나 더 비싸게 팔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변지역에 공원이 있는 서울송파구 아파트지역의가격이 강세를 유지하는 반면 서울강남구압구정동 아파트단지의 경우에는 인기가 떨어지는 상태다.

<강찬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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