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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찾는 21세기 골드러시-분위기바뀐 할리우드 영화제작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로즈 애버뉴 300번지.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아담한 주택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이곳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창고를 개조한 대형건물 두채가 눈에 띈다.영화 특수효과업체인.디지털 도메인'의 본사.
홍보담당자 아만다 로스의 안내로 이중 길가에 접해있는 조금 작은 건물로 들어가자 짙은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수십개의 푸른빛을 만날 수 있었다.
1백여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완전히 조명을 끈 상태에서 자신의 워크스테이션 화면만 응시하고 필름에 .꿈과 환상'을 입히는 중이었다.
“연간 5편이상의 대작(大作)이 이곳에서 만들어집니다.”.포레스트 검프'.주라기공원'.스피드'.인디펜던스 데이'등 히트작이 이곳에서 태어났고 내년 봄 개봉을 목표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타이타닉'과 뤼크 베송 감독의 미래영화.다섯번 째 요소'등 화제작이 제작중이다.
“왜 조명을 껐느냐”는 질문에 그는 “한눈 팔지 않고 작업에전념하기 위해”라고 답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멕셀라 애버뉴에 위치한 보스필름사도 마찬가지. 40명의 아티스트들은 내년초 개봉예정인.에어포스Ⅰ'의 공중폭발 장면등 특수화면을 만들기 위해 어둠속에서 모니터만 응시한채 마우스를 조작하고 있다.
이들은.알리아스'.웨이브 프런트'.소프트 이미지'등 그래픽용소프트웨어를 이용,원하는 장면을 그려나갔다.그것도 3차원으로.
예를 들어 절벽에 매달려 있는 아슬아슬한 장면은 배우가 2 높이의 세트에 매달려 있는 장면을 촬영한 다음 여기에 눈발이 휘몰아치는 수천 절벽의 배경을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넣는 식이다. “30여명의 인력이 달라붙어 6개월간 땀을 흘려야 한 작품이 만들어진다”는게 앤드루 윌크스부사장의 설명.
이같은 특수효과 위주의 영화는 작위적인 부분이 많아 깊이가 모자란다는 비난도 나올 법한데 이매지너리 포시스사의 수석프로듀서 피터 프랑크푸르트는“할리우드에서는 작품성보다 흥행여부가 영화를 만드는 첫번째 척도”라고 답한다.
이 때문에 과거 컴퓨터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들이 최근황금을 찾아 특수효과 영화산업에 속속 뛰어들어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더욱 살찌우고 있다.
애플컴퓨터의 창시자 스티브잡스는.픽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전문업체를 세워 지난해 첫작품.토이스토리'로 데뷔하면서 할리우드 입성을 화려하게 장식했다.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 창업주였던 폴앨런 역시 최근 특수효과 사업에 뛰어든다고 선언 하면서 할리우드 영웅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의 황제 빌 게이츠는 이미 지난 95년에 천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워크사와 제휴,할리우드 히트작을 게임등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로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영화와 컴퓨터가 결합된 새로운 영상산업이 꽃피는 할리우드.이곳에서는 지금 21세기.골드러시'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할리우드=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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