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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친화소재 "아름다운 비행"등 눈길-가족용 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연말연시 중학생이하 자녀와 부모가 손잡고 볼만한 가족영화는 모두 4편.애완견을 좋아하는 가족은 가죽을 노린 악당들에게 납치된 점박이 강아지 1백1마리의 엄마찾기 모험물.101달마시안'(스티븐 헤렉 감독)이 어울린다.마녀를 분뇨통에 처박은뒤 배를 잡고 웃어대는 너구리등 인간이 속에 들어간듯한 동물들의 연기가 징글맞을 정도.권선징악,사랑의 소중함등 디즈니동화의 전통적 덕목에 충실하면서 3차원 컴퓨터그래픽으로 현실감을 높였다.
강아지 가죽을 몸에 두르는 순간 황홀 경을 느끼는 마녀 글렌 클로즈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즐길만.
인공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자연영화로는.마이크로 코스모스'(클로드 누리드사니.마리 페레노 감독)가 좋다.
자벌레에서 달팽이,사마귀에서 모기까지 풀벌레 28종이 연출하는 우애.섹스.희로애락의 드라마가 환상적으로 펼쳐진다.생물학자출신의 두 감독이 풀섶에 턱을 대고 곤충들의 눈높이에서 촬영한화면은 그 자체가 황홀한 추상 회화들이다.하지 만 저마다 생존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는 작은 곤충들에게서 발견되는 휴매니티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어떤 선(禪)적인 통찰을 안겨준다..스페이스 잼'은 벅스버니등 1차원 애니메이션과 농구스타 마이클조던등 2차원 실사에다 3차원의 컴퓨터그래픽을 합성한 영화.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코트의 마법사 조던이 만화캐릭터에 휩싸여 무한대로 덩크슛을 구사하는 시합장면은 농구를 좋아하는 초.중학생들에게는 아이스크림 하는 맛을 안겨준다.
가족영화의 덕목을 고루 갖추고 영화적 무게까지 덧붙인 작품으로는 호암아트홀에서 상영중인.아름다운 비행'(캐럴 발라드 감독)이 최고의 선택이다.
엄마를 잃고 세상에 토라졌던 13세 소녀가 버려진 야생거위들의 엄마가 되면서 세상에 문을 열게 된다는 줄거리.가을이 돼 남쪽나라로 가게된 거위들을 직접 글라이더를 조종,인도하는 소녀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부모의 이혼과 고 독한 아이,가족애의 소중함,환경보호등 동물과 아이의 우정을 그린 영화의 기본 요소들이 호소력있게 담겨 있다.거위와 나란히 떠오른 소녀의 글라이더 아래 전개되는 수려한 북미의 자연을 감상하는 재미도 각별.신나면서도 가슴 찡했던 .ET '의 자전거 비상장면이시간적으로는 10배쯤 연장된 영화.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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