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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 참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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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운다는 말이 있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라를 잃었을 때다. 사내 대장부는 쉽게 눈물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슬플 때나 괴로울 때는 실컷 울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진다. 우는 것은 정신 건강은 물론 신체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12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틸버그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울고 있는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긴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인지 상정이다. 이 대목에서는 남녀 모두가 마찬가지다.

연구 결과 10명 가운데 9명이 울고 나서 기분이 상쾌해졌다고 응답했다. 실험 참가자의 88.8%가 울고 나서 기분이 좋아졌다고 대답했다. 울고 나서 기분이 더 나빠졌다고 응답한 사람은 8.4%에 불과했다. 울고 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몸도 가뿐해진다. 울기 위해 따로 돈이 드는 것도 아니므로 손쉬운 건강법이 아닐 수 없다. 눈이 충혈되고 화장이 지워지고 휴지가 몇 장 필요한 것 말고는 부작용도 없다. 울음 만큼 명약도 없다.

사우스 플로리다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울고 나면 기분이 유쾌해지며, 개인의 성격에 따라 울음의 빈도가 달라진다. 신경이 과민한 사람은 자주 울고 쉽게 금방 눈물을 흘리는 편이다.

일본 분카여대(文化女大)와 나가노(長野)대 연구팀은 눈물에 대한 이색 연구를 실시했다. 양쪽 눈에 각각 0.2㎖의 물을 떨어뜨려 ‘눈물 시뮬레이션’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의 53.8%가 볼에 물이 흘러내릴 때 슬픈 느낌이 들었다고 응답했다. 기분 좋다고 대답한 사람은 28.6%에 불과했다.

눈물에는 외부의 자극과 물질이 눈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물질이 들어 있다. 하지만 슬퍼서 울 때 나는 눈물에는 양파 껍질을 벗겼을 때 나는 눈물과는 또 다른 성분이 들어 있다. 엔돌핀과 엔케펄린(내균성 물질), 천연 진통제 등이다. 고농축 단백질, 망간, 프롤락틴 호르몬도 들어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위험이나 감염을 막아준다.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울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년에 여성은 47회, 남자는 7회 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는 남자는 나약하다고 보는 편견이 최근까지 우세했다. 하지만 남성이 우는 회수는 최근 점점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남자의 울음을 용인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울어야 할 때 울 줄 아는 남자를 강하고 힘있는 남자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자주 울까.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있는 프롤락틴(생식기관ㆍ유선(乳腺) 등의 기능을 촉진하는 성호르몬)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으로 면역 체계와 다른 신체 기능과도 연관이 있다. 여성의 프롤락틴 수치는 임신 때 더 올라간다. 여성이 임신 기간 동안 더 자주 우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직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울음은 진통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울음은 다른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촉발시킨다. 신체 접촉은 웰빙과 직결된다.

숫자로 본 울음의 과학

[20] 100명 중 20명은 한번 울기 시작하면 30분 이내 그치지 않는다.
[8] 100명 중 8명은 1시간 이상 운다
[70] 100명 중 70명은 울음을 감추려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목놓아 엉엉 운다).
[77] 100명 중 77명은 집에서 운다
[15] 100명 중 15명은 일터 또는 차안에서 운다
[40] 100명 중 40명은 혼자 운다
[39] 100명 중 39명은 저녁(오후 6~8시)에 운다. 16명은 아침, 29명은 오후, 17명은 밤에 운다
[88.8] 100명 중 89명은 울고 나서 기분이 좋아진다
[47] 여성은 1년에 평균 47회 운다
[7] 남성은 1년에 평균 7회 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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