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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지식의 정석이자 바이블! 《지식의 책》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캔버스화 - 춤바람 - 대공황의 상관관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식 대항해

계몽시대 지식인들은 자신만만했다. 그들은 우주 전부를 담은 백과사전을 만들려 했다. 모든 것을 하나하나 알아내 책에 적다 보면 결국 세상 전부를 싣게 될 테다. 디드로, 발랑베르 등이 중심이 된 백과전서파들의 생각이었다.

《지식의 책》의 딸린 제목은 백과전서파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21세기 지식의 모든 것들’이라니 얼마나 엄청난 기획인가! 책의 분량은 500페이지를 가볍게 넘는다. 튼실한 색인까지 달려있는 모양새 또한 여지없는 백과사전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세상의 지식을 모두 움켜쥐려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식 산책’이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하긴 21세기 지식이란 양이 아닌 쓰임새와 재미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지 않던가. 《지식의책》은 요긴하고 흥미로운 알 거리들로 가득하다. 이 ‘사전’의 어느 페이지를 열건 한 두 시간 코를 박고 읽게 되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보자. 청년문화를 다루는 쪽에는 캔버스 신발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 신발은 20세기 초반의 댄스 열기와 관련이 깊다. 댄스홀 바닥에 쉽사리 미끄러지지 않도록 두꺼운 고무를 댄 신발이 바로 ‘캔버스화’였다. 그렇다면 왜 1900년대 초엽에 춤바람이 불었을까? 친절하게도 쪽 밑에는 궁금증을 풀어줄 다른 페이지가 적혀 있다. ‘참조: 문학, 대공황’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인터넷 하이퍼링크 같은 구도다.

2,000여 컷의 올컬러 사진과
주제별 지식들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는 지식의 마인드맵

블루스 유행은 1929년 이후의 대공황을 타고 왔다. 시대가 우울했으니 음악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겠다. 마음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재즈는 흑인의 지위를 높이는 결과도 가져왔다. 그렇다면 경제 대공황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새로운 의문이 떠오르면 여지없이 쪽 끝머리에 달린 꼬리표가 또 다른 지식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번에는 ‘파시스트와 군사독재’를 다루는 페이지로 옮겨가보자. 파시스트란 라틴어 파스케스(fasces)에서 나온 말이란다. 파스케스는 권력을 나타내던 ‘몽둥이 다발’이었다. 그들이 왜 폭력을 정당한 정치 수단으로 여겼는지는 설명 안 해도 분명하게 다가온다.
페이지 곳곳에 담긴 사진과 삽화들도 또 다른 궁금증을 일으킨다. 독일 정치학자 프랭켈의 멍한 얼굴이 눈에 띄면 사진 밑에 달린 ‘이중국가’라는 단어에 관심이 쏠리는 식이다.

이중국가란 파시스트 국가들을 풀어내는 코드다. 독재 국가는 엄격한 법률에 따라 돌아가는 듯싶다. 그러나 이는 착각일 뿐이다. 사실 파시스트 국가들은 독재자의 생각대로 굴러간다. 권력자들이 법이나 원칙은 아랑곳하지 않는 까닭이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북한이 떠오른다.

이쯤 되면 독자는 색인을 뒤져보게 될 터다. 이 책에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라는 항목은 없지만 ‘사회주의’를 다루는 장은 있다. 펼쳐보니 레닌에서 마오쩌둥에 이르는 사회주의의 역사가 간략하게 담겨 있다. 글을 좇아가다보면 크메르 루즈의 ‘석기시대 공산주의’, ‘신의 이름으로: 이란의 이중 정부’라는 상자 기사들이 또다시 관심을 붙잡는다.


지적 호기심을 놓아버린 사람들에게 보약 같은 책

이 책은 이런 식으로 독자의 지적 관심을 끊임없이 일깨운다. 음식이 당기지 않을 때는 식탁에 일단 앉는 것이 중요하다. 숟가락을 뜨다보면 어느새 입맛이 돌아오게 마련이니까. 마찬가지로 《지식의 책》은 힘든 일상을 좇아가느라 지적 호기심을 놓아버린 사람들에게 보약 같은 책이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놓고 펼쳐보기만 해도, 이내 지식의 세계로 독자를 끌고 가는 마력이 있는 까닭이다.

아울러 백과사전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이 책은 좋은 사진 자료로 이름 높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에서 기획한 야심작이다. 2000여 컷이 넘는 풍부한 사진 자료들은 책의 내용보다도 돋보인다. 세계 문화사, 우주와 지구, 발명과 발견, 사회 문제, 영혼과 정신, 예술, 현대생활로 이뤄진 7개 장은 학습과정에서 생길 만한 어지간한 궁금증들을 풀어줄 만한 구도로 되어 있다.

현대인들에게 쏟아지는 지식 압박은 상당하다. 제대로 증권 투자를 하려면 산더미만한 경제 지식을 익혀야 한다. 하다못해 컴퓨터를 사려 해도 전문용어를 익히는 일은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사전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지식만을 추려주는 잣대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식 다이제스트’라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검증된 전문가 수십 명이 핵심 지식만을 골라낸 책이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정보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면, 그럼에도 독서 욕구는 점점 희미해져 고민이라면, 이 책을 책상에 늘 펼쳐놓을 일이다. 지적 호기심이 깨어날수록 점점 현명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제 목 : 지식의 책
■ 저 자 : 내셔널지오그래픽
■ 쪽 수 : 512p (국배판변형 대형판, 올컬러, 양장)
■ 가 격 : 98,000원
■ 출 판 사 : 북로드
■ 블 로 그 : http://cafe.naver.com/thenanbiz

<본 자료내용은 정보제공자에게 있습니다. 자료제공 : 북로드>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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