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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코리아 참가" 미끼…치과의사가 '마취 성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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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모의 여성들을 유인해 마취주사를 놓은 뒤 강간 등을 일삼아 온 치과의사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구 모 치과의원 원장 徐모(44)씨와 내연녀 崔모(25.대학원생)씨는 지난 4월 말 대구의 중심가인 일명 '로데오'거리에서 길 가던 金모(18.대학 1년)양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金양에게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시켜 주겠다"고 꾀어 徐씨의 치과원장실로 데려간 뒤 전신마취 주사를 놓고 강간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徐씨 등이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0대 여고생 2명과 20대 초반의 여대생 5명 등 7명을 여관 등에서 강간.강제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徐씨는 최고급 외제 승용차를 길가에 세워 놓고 차 안에 대기하고 있다가 崔씨가 유인해온 여성들에게 자신을 崔씨의 고모부라고 소개해 안심시키는 수법을 사용했다. 徐씨는 여성들을 데려오는 대가로 한 사람당 10만원씩을 崔씨에게 제공했다.

徐씨는 여성들을 자신의 병원이나 여관 등으로 데려가 워킹 연습을 시킨 뒤 "대회에 참가하려면 먼저 X이 깨끗해야 한다"며 검사를 핑계로 마취 주사를 놓은 뒤 강간 또는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연녀 崔씨는 성추행 과정을 캠코더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것이다.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 崔씨도 2년 전 徐씨에게 피해를 본 뒤부터 내연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徐씨는 경찰에서 "2001년부터 미스코리아 대회에 4명을 입선시켰고, 대회에 출전시켜 준다는 말에 여성들이 쉽게 따라왔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자 중 1명은 徐씨의 권유로 올해 모 지역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해 입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압수한 카메라에 촬영된 여성이 20여명에 이르고, 徐씨의 수첩에 적힌 여성 전화번호가 170여개나 돼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대구=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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