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관리권 유엔에 넘겨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유럽이 국제질서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가. 지난 7일부터 사흘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3자위원회(trilateral commission)'연례총회에서는 미국.유럽.아시아의 대표적인 석학과 재계 인사 등 240여명이 모여 유럽연합(EU)의 확대 등 지구촌 현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은 "25개국으로 다시 출범하는 EU는 이제 균형감을 바탕으로 역량 있는 정치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도 일방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려야 하고 이라크에 대한 관리권도 유엔에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구 전 총리는 "한국과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강대국에 휘둘려온 비슷한 운명을 갖고 있다"면서 "EU 가입으로 폴란드에서는 얄타 체제가 막을 내렸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유럽이 반미주의를 통해 유럽의 동일성을 확인하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3자위원회=아시아.태평양, 북미, 유럽의 전직 고위 관리와 재계 인사, 학자들이 주축이 돼 1973년 출범한 국제포럼이다. 국제사회의 현안을 논의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바르샤바=유권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