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용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16일 노동부가 상용근로자 5명 이상 기업 57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들어 2월까지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223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 월평균 임금의 전년 대비 상승률(14.9%)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지난해보다 6~7% 오른 반면 500명 이상 대기업은 1% 줄었다. 특히 대기업 근로자는 지난해 1~2월엔 평균임금이 333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28.2%가 증가했지만 올해엔 감소세로 돌아섰다.
임금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지난해 35.8%나 늘어났던 설 상여금이나 성과급이 올해 9.1%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액급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올랐다.
한편 근로자 1명당 월평균 근로시간은 지난해 193.5시간(주당 44.6시간)에서 올해 187.1시간(주당 43.1시간)으로 3.3% 줄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실질적인 근로시간이 단축된 게 아니라 올 설 연휴가 예년보다 길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1월에는 상용근로자 14만명을 채용하고 14만9000명이 퇴직해 퇴직 초과를 보인데 이어 2월에는 채용(14만6000명)이 퇴직(14만5000명)을 약간 웃돌았다. 그러나 채용 수가 크게 늘지 않아 전체적으론 고용침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