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잊지못할한해>국제화랑 큐레이터 박경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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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 최초의 국제미술견본시를 표방하며 열렸던.96서울국제미술제(SIAF)'가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의는 우여곡절끝에.어쨌든 열렸다'는 것.국제아트페어(AIS)의 기능인 작품매매와 관람객 동원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 수치상으론 실패한 아트페어가 됐다.이번미술제를 이끌었던 화랑협회 이사들은 코앞에 다가 온 미술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제경쟁력 확보차원에서 급하게 열린 것이었던 만큼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대체로 수준높은 행사였다고 자평하고 있다.하지만 화랑미술제에도 못미치는 하루평균 5천여명의 관객이다녀가고 대형화랑을 제외한 대부분의 화랑들이 부스비조차 감당못할 정도로 침체를 면치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결과는 처음부터 예측된 것이기도 했다.불황 속에서 준비한 3개월의 기간은 제대로 된 아트페어를 만들기에는 무리였던짧은 시간이다.이때문에 S화랑을 비롯해 참가를 망설였던 많은 화랑들은 한국화랑협회(회장 권상능)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판매에 대한 큰 기대없이 참여했다고 밝히고 있다.당초 열리기로 돼있던 외국화랑 위주의 국제아트페어를 저지한다는 명분에 동의했기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작품의 이중가격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고,화랑들의거래내용이 SIAF 사무국에 전혀 통고되지 않는등 과거의 폐쇄된 화랑운영 관행을 그대로 답습,이번 아트페어가 과연 미술시장개방 대비책으로 적절한 역할을 했는가는 의문으 로 남는다.
화랑미술제와의 차별성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편 화랑협회는 다음 행사를 위해 SIAF 독립운영기구인 시아포를 설립했다.권상능 회장이 대표이사를,갤러리현대와 표화랑등10개화랑이 이사를 맡았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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