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값 대형점 할인공세에 동네가게도 合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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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서울 강남에 사는 중학교 2학년 김모(15)군은 음악에 심취해 있다.
새로운 음반이 나올 때마다 용돈을 쪼개 조금이라도 싼 곳에서CD를 마련하곤 한다.
金군은 최근 인기있는 조관우.박미경.케니 G의 신보들을 사려고 가격을 알아봤다.명동 메트로미도파내 파워스테이션이 2만5천8백원으로 가장 쌌고,그 다음이 강남역 지하 음반소매상으로 2만8천3백원,교보문고의 핫 트랙스가 2만9천5백원 ,다양한 구색을 자랑하는 타워레코드 명동점과 강남점은 각각 2만9천원과 3만2천원이었다.
金군은 결국 강남역 지하에서 CD를 사기로 했다.파워스테이션이 강남역 지하 소형점보다 2천5백원이 쌌으나,고급좌석버스 왕복 요금 2천원에다 1시간 이상의 왕복 시간을 따진다면 그곳에서 사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최근들어 대.소형음반점들이 약육강식의 논리에 따라 한치의 양보도 없는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발은 명동에 있는 미도파 파워스테이션과 유투존 타워레코드의.맞수 대결'이었으나 이후 강남.북의 소형매장들이 잇따라 인하대열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강북의 영풍문고가 15일까지 전품목 20%세일에 들어갔으며 교보의 핫 트랙스도 이달부터 20% 할인판매에 들어가는등 대형점까지 가세하는 전면전의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파워스테이션은 지난달 중순께부터 일부 베스트 신보들의 가격을 10% 정도 추가 인하해주고 있다.
음반소매상연합회의 관계자는“음반업계의 가격파괴가 진행되면서 서울 외곽 지역의 소형 소매상 가운데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음반업계의 가격파괴 바람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파워스테이션은 강북의 3개 매장에 이어 내년초 강남에2개 매장을 추가 개설,가격파괴 바람을 계속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교보의 핫 트랙스는 1만3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회지 발간과 각종 할인혜택.뮤지션 초청행사등을 개최하며 내년 1월부터 국내 최초로 무인음반 안내시스템도 가동할 계획이다.
또 소형점들은 음악지식과 지역성을 무기로 지역 고객들에게 관심 분야의 음악지식을 전해주는등 고객밀착 전략을 구사해 나가고있다. 〈고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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