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채소 폐장 무렵엔 밑져도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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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주부 최명선(35.서울제기동)씨는 저녁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뜻밖의.횡재'를 했다.
한마리에 1천원은 주어야 살 수 있는 냉동갈치를 불과 6백25원을 주고 샀기 때문이다.
사연을 좀 더 살펴보면 최씨가 청량리 오스카극장옆 생선시장에도착한 것은 오후4시20분.시장입구 좌판상에는 냉동갈치 5마리를 한 무더기로 묶어 5천원에 팔고 있었다.그러니까 마리당 1천원인 셈이었다.
그런데 시장을 한바퀴 돌아 5시쯤 다시 그 가게로 돌아오니 분명히 5천원짜리 같은 무더기인데도 5마리가 8마리로 변해있었다.*** 남겨서 상하느니… 최고 40%할인도 마리당으로 계산하면 값은 6백25원에 불과했다.불과 40분만에 1천원짜리 갈치 값이 3백75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생선을 비롯해 채소.과일은 신선도가 상품의.생명'을 좌우한다.이때문에 재래시장 뿐만 아니라 백화점.슈퍼에서는 신선도에 따라 값이 하루에도 2~3차례 바뀌게 되고 이를 이용한 시간차 쇼핑으로 알뜰 장보기를 하는 주부도 늘고 있다.
상인 입장에서도 상품가치가 신선도로 결정되기 때문에 재고를 이튿날로 넘길 경우 판매는 고사하고 오히려 돈을 들여 폐기처분해야한다.결국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거의 매일 떨이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도파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선어(鮮魚)의 경우 개장(오전10시30분)~오후3시에는 정가로 팔지만 오후3시쯤부터 10~20% 할인판매에 들어가는게 일반적이다.또 폐장(오후7시30분) 직전이 되면 소위 땡처리에 들어가 거의 원가 수준(25%정도 할인)으로 가격이 더 떨어진다.
냉동어나 채소는 땡처리시간 할인폭이 선어보다 더 커 40%이하로 살 수 있는 경우도 흔하다.미도파백화점 생선코너 책임자인이승훈대리는“냉동어는 다시 얼릴 경우 세포조직의 파괴,변질이 심하고 채소도 본래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진열대에 올린 것은 무조건 판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대리는“백화점의 할인판매 시간대가 알려지면서 오후3시이후에는 생선이나 채소를 싸게 사기 위한 목적구매자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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