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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tyle] ‘패션의 톱’ … 여자들도 중절모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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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여기 패션 아이템으로 당신이 신세대인지, 구세대인지 확인할 방법이 있다. ‘중절모’라는 단어를 듣고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지. 만약 영화 ‘장군의 아들’의 김두한을 떠올렸다면 구세대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 빅뱅을 떠올렸다면 신세대임이 분명하다.

MBC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출연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써봤다는 모자, 빅뱅의 대성과 지드래곤이 돌려 쓴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바로 그것. 최근 연예인과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페도라다.

#남성과 여성 모두 사랑하는 페도라

‘페도라(fedora)-테두리가 올라간 중절모의 일종. 모자의 챙이 올라가고 모자의 윗부분이 낮아 중앙에 세로로 접힌 펠트 모자’

삼성디자인넷에 등록된 페도라의 정의다. 지난달 31일 방영된 MBC의 ‘세바퀴’에서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이 쓰고 나온 까만 모자가 바로 그것이다. 서양에서는 중절모 자체를 페도라라고 부르기도 하는 등 호칭에 혼란이 있지만, 대체로 일반 중절모보다 챙이 짧고 가장자리가 올라간 중절모를 의미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페도라는 일부 연예인과 패션 리더들이나 가끔 착용하는 액세서리였다. 일반인들은 소화하기 어렵다는 편견마저 있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잡지·TV 등에서 페도라를 쓴 연예인의 모습이 많이 노출되며 대중에게도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에서 이런 연예인들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패션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게 되면서 일반 대중도 페도라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거기다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면서 간결한 룩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소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중절모는 이제는 여성에게도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뻗친 머리카락을 감출 수 있고, 머리를 감지 않은 날이나 머릿결이 상한 상태에서도 머리카락을 돌돌 말아 모자 속으로 넣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구 모자보다 훨씬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의상에서도 남성적인 룩 뿐만 아니라 여성스러운 원피스, 니트와도 잘 어울린다.


#페도라 누가 썼을까

유행은 할리우드에서 먼저 시작됐다. 2003년에 벌써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카메론 디아즈와 같은 패션 스타들이 페도라를 즐겨 쓴다는 기사가 나왔을 정도다. 그 뒤 페도라의 인기는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다 지난해부터 다시 인기를 얻는 추세다. 영화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커스틴 던스트·케이트 모스·린지 로한도 페도라를 즐겨 쓴다.

국내에선 빅뱅과 서인영·최강창민 등이 페도라 애용자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빅뱅 콘서트에서 지드래곤은 빨간색 체크무늬 스키니진에 빨간색 페도라를 쓰고 나와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일부 빅뱅 팬들은 지드래곤이 썼던 것과 흡사한 빨간색 페도라를 쓴 대성의 사진을 제시하며 “과연 누구의 모자인가”라는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여자 연예인 중에는 서인영이 단연 페도라 매니어로 불린다. 그녀는 ‘우리 결혼했어요’ 초기 짧은 바가지 머리에 페도라를 자주 쓰고 나와 페도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알렉스·김현중·황보·손담비 등 다른 출연자들도 각자 페도라를 쓰고 1회 이상 출연했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은 ‘우리 결혼했어요’를 두고 ‘페도라를 유행시킨 프로그램’으로 부른다.

#스타일리시한 페도라 연출

모직 소재에 검정·회색 등 기본 스타일의 페도라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최근엔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핑크톤 색상의 페도라도 등장했다. 타탄 등 체크 패턴 및 코르덴·송치 소재의 페도라도 찾아볼 수 있다.

쓰는 방법도 다양하다. 빅뱅의 지드래곤처럼 비스듬하게 옆으로 쓸 수 있다. 이는 연예인들이 주로 쓰는 방식이어서 일반인이 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평상시에 쓸 때는 뒤쪽으로 살포시 눌러 써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앞에서 볼 때엔 앞창만 보이게 된다. 똑바로 눌러쓸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나이 들어 보이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

데님에 프린트 티셔츠·조끼를 입을 때에는 영국 신사 느낌이 나는 클래식한 모직 소재의 페도라를 더해주면 언밸런스한 믹스매치를 연출할 수 있다. 이때 무늬 없는 검은색 페도라를 선택해 정리돼 보이도록 마무리한다. 몸에 잘 맞는 검은색 슈트와 흰 셔츠를 입을 때에는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은 체크무늬를 선택한다.

회색과 포도주색이 섞이는 등 톤 다운된 색상의 페도라를 매치하면 센스 있게 옷을 입었다는 평을 들을 수 있다. 스커트에 페도라를 연출해 발랄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미니스커트에 러플 또는 시폰 장식된 블라우스를 입고 베스트를 입은 뒤 페도라를 쓰면 된다. 스트라이프 등의 패턴이 들어간 니트 원피스에 부츠를 신고 페도라를 써도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글=송지혜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도움말 주신 분=윤인영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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