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 빔 쏴 배추 품종 개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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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 빔을 배추씨에 쬐어 우량 품종을 개발하는 기술이 선보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은 이런 방법으로 우량 배추 품종 두 개를 개발해 품종 등록 신청을 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 기술은 현대종묘에 이전돼 농가 시범 재배를 거쳐 2010년부터 일반에 보급될 예정이다.

양성자 빔으로 작물 품종 개량에 성공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 원자력의학원의 양성자가속기가 사용됐다. 지금까지는 이런 연구시설 자체가 국내에 없었다.

새로 개발된 배추 품종은 ‘상춘배추’와 ‘하령배추’다. 상춘배추는 봄의 저온기에 생육이 잘 되고 맛이 고소하다. 하령배추는 여름 고온기에 고랭지에서도 잘 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양성자 빔을 배추씨에 일정 시간 쪼여 돌연변이를 만들었다. 양성자 빔이 배추 유전자를 일부 바꿔 70종류의 돌연변이 배추 품종이 나왔고 그중 우량 품종 두 개를 골라낸 것이다.

양성자 빔을 이용하면 농작물 품종 개량에 걸리는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기존 육종의 경우 꽃가루받이를 통해 새로운 형질을 찾기 때문에 우수형질 발굴에 10년 정도 걸렸으나 이 방법은 6년이면 된다. 단기간에 다양한 돌연변이를 만들어 그중 우량 품종을 찾아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최병호 사업단장은 “양성자 빔은 다른 방사선보다 돌연변이 유발 효과가 크다”며 “2012년 경북 경주에 기존의 설비에 비해 두 배 정도 강력한 양성자가속기가 설치되면 신품종 개발연구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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