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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이사람>퇴임뒤 인재개발원 차린 이휘영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쁩니다.” 지난해 3월 LG화재 사장에서 퇴임한 이휘영(李彙永.62.LG화재고문.사진)세계인재개발원장은“대기업 사장을 7년이나 지냈고 지금도 일거리가 있으니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임직원 시절 주로 인사.기획분야에 종사했던 李고문은 퇴직후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지난해 11월 신인사제도 도입등 경영혁신과 관련한 교육센터인 세계인재개발원을 차렸다.
이를 통해 기업경영과 관련된 논문을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자신이 직접 강의도 한다.1주일에 3~4차례는 시간당 30만~50만원을 받고 외부출강을 나가며 강의대상은 기업임직원뿐 아니라 지자체 공무원들도 포함돼 있다.
현직에 있을때.인사관리실무'란 책을 출간했던 그는 이달말 .
한국형 신인사전략'이란 저서를 낼 계획.또 내년 1월엔 세계인재개발원 주최의 국제특별세미나를 준비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고 한다.
李고문은“기업에서 배운 것을 그냥 썩여선 안되며 후배들에게 뭔가를 남겨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교육센터를 차렸다”고 말했다.
李고문은 오전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집근처에 있는 뒷동산에서1시간정도 운동한후 집으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며 그날의 일정을 점검한다.“하루일정은 원고를 쓰는 일과 강의가 대부분이지만한달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인재개발원의 세미나를 준비하다 보면 1주일이 훌쩍 지나갑니다.또 그룹일도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고요.” 그는 LG화재의 고문이면서 그룹회장실의 보좌기구인 그룹CU장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1년에 두번씩 사장단들의 경영실적에 점수를 매기는,소홀히 할 수 없는 자리다.
또 매달 셋쨋주 화요일,구자경(具滋暻)LG그룹 명예회장등을 포함해 일선경영에서 물러난 20명의 퇴직사장들이 모여 골프모임을 갖는 삼화회(三火會)에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그 모임에선 그룹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안하는 것이 철칙이지만자신은 여전히.LG맨'임을 강조한다.사장 퇴임후 3년동안은 LG에서 현직월급과 비슷한 보수를 받고 운전기사가 딸린 차량제공도 받아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고 李고문은 말한 다.
“돈은 필요한 것입니다.샐러리맨들은 월급을 아껴 저축해야 해요.퇴직후 돈마저 없으면 추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특히 최근처럼 기업이 격변기에 있을 때는 저축은 필수입니다.” 李고문은재직 30여년동안 돈을 조금씩 모아두었던 것이 교육센터를 차리는데 밑거름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기업출신 퇴직임직원들은 재취업하기가 더 어렵다고 들었습니다.잘 짜여진 조직에서 일하다 중소기업에서 일하기는 답답하거든요.”그는 그러나“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갖고 있는 장기(長技)를 살리면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고 조언 했다.
李고문은 퇴직임직원들이 갑작스런 신분추락에 따른 충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백의종군하겠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인생설계를 해야한다고 충고한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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