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과다혼수 요구로 이혼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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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혼수(婚需)시비는 사회주의국가인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최근 북한에서는 과다혼수 요구로 인한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순자들에 따르면 특히 결혼한지 얼마 안되는 젊은 부부간에 남편이 자신의 기대만큼 혼수를 준비해오지 않을 경우 수시로 아내를 구타하거나 외도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게다가 처가에 대해 주기적으로 경제적 도움을 요구하는 사례도늘고 있으며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일방적으로 이혼을 제기하기도 한다는 것.
이처럼 이혼제기가 늘어나자 재판소에서는 아예 이혼 방지책으로재판기간을 1년이상 고의적으로 지연시키는등 이혼 방지를 위한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젊은 부부의 이혼증가는 그 첫째 원인이 배우자 선택시 경제력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우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최근 북한주민 사이에는 결혼할때.5장.7기.3만원'만 갖추면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5장은 이불장.
양복장.책장.찬장.신발장,7기는 TV수상기.세탁기.냉동기(냉장고).선풍기.재봉기.녹음기.사진기를 말한다.
여기에 현금 3만원만 있으면 최고라는 것이다.북한당국은 황금만능주의가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간에 유행병처럼 번지자 아예 이를 비판할 목적으로 .어떤 처녀(총각),재산보고 시집(장가)가네,나는 총각(처녀)의 마음보고 시집(장가)가겠 소'라는 내용으로 된 노래를 제작,보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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