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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9' 이강철 통산 탈삼진 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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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두산의 최경환이 13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홈으로 들어오다 투수 박지철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연합]

볼카운트 2-1. 이강철 특유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가 뱀처럼 꼬리를 틀며 홈플레이트 끝을 파고들자 현대 강귀태의 방망이는 귀신에 홀린 듯 돌아갔다. 헛스윙 아웃.

탈삼진 1699개. 이강철(38.기아)이 13일 광주에서 열린 현대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10-7로 앞선 9회초 1사후 강귀태를 삼진으로 잡아 통산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이강철은 7회 2사 만루에서 구원등판, 8회 심정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탈삼진 1698개로 1995년 은퇴한 선동열(삼성코치)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뒤 9회에 삼진 한개를 보태 한국 야구사에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15시즌 524경기 만에 '닥터 K' 신기록을 세운 이강철은 이로써 광주일고를 거쳐 해태 시절까지 늘 자신보다 뛰어난 선배였던 선동열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또한 동갑내기이자 동국대 1년 선배인 송진우(1690개)와의 최다 탈삼진 신기록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며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야구 전설의 한명으로 우뚝 서게 됐다. 한편 미국 프로야구의 통산 최다 탈삼진 기록은 놀런 라이언이 1966~93년 기록한 5714개이며 일본은 가네다 마사이치가 50~69년 기록한 4490개다. 기아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이강철의 세이브로 10-7로 이겼다.

푸른색 유니폼의 두 주인공, SK와 삼성은 더블헤더에서 연승과 연패로 희비가 엇갈렸다. SK는 문학에서 열린 LG와의 연속경기 두경기를 모두 쓸어담아 5연승을 달리며 단독 2위로 치솟았고, 삼성은 한화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놓쳐 7연패에 빠져 7위로 떨어졌다.

SK는 5-4로 이긴 1차전에서는 조경환이 1-3으로 뒤지던 4회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4-4 동점이던 5회 우전 적시타로 결승타까지 뽑아 승리의 히어로가 됐다. SK는 2차전에서는 1회 연속 4안타로 3득점하는 등 5회까지 매회 득점하며 8-0으로 승리, LG를 4연패로 몰아 넣었다.

삼성은 1차전에서 한화 왼손 선발 김창훈을 두들겨 4회까지 6-0으로 앞섰으나 중반 이후 불펜진이 무너져 6-7로 역전패했다. 한화는 4-6으로 뒤지던 7회 고졸 신인 최진행의 2점 동점 홈런에 이어 8회 이범호의 결승 솔로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삼성은 2차전에서 한화 고졸 신인 송창식에 눌려 7회까지 무득점에 그친 반면 한화는 1-0으로 앞서던 6회 이도형의 2타점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광주에서 열린 기아와의 더블헤더 1차전 승리로 역대 최연소(49세11개월20일)감독으로 통산 600승 고지를 밟았다.

롯데와 두산은 더블헤더를 1승씩 나눠 가졌다. 1차전을 패한 두산은 2차전에서 선발 박명환이 7.1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는 위력투에 힘입어 3-1로 승리, 5연패에서 벗어났다.

손장환.김종문 기자, 문학=이태일.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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