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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환경홍보 펼치는 ‘에코워커’

중앙일보

입력

청소년들이 환경지킴이로 나섰다. 에코워커(Eco-Walker)라고도 불리는 생물자원보전 청소년리더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환경 보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 환경부가 매년 선발, 올해 3기인 에코워커들은 현재 43개 팀이 활동 중이다. 이들 가운데 영어를 통해 더욱 폭넓은 홍보를 펼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법 추운 기운이 감돌던 지난 26일 인사동. 한 무리의 학생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피켓을 든 채 거리에 나섰다. 한국인은 물론외국인에게도 목소리를 높인다. “Are you aware of Korean endemic species?(한국고유종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이들은 바로 생물자원보전 청소년 리더 AICT팀. 구상나무·미스 킴 라일락·비비추 등 우리나라고유의 식물 종에 대해 알리고, 시민들의 인식 실태를 조사하고 있었다. 피켓에는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독일어 등으로 홍보 내용을 적어 넣었다.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영어로 설명해주자 흥미를 보인다.

 조은해(부천 상일고 2)양은 “유럽과 미국 등에 퍼져나가 우리나라로 역수입되고 있는 종에 대해서는 그 지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특히 잘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재우(청심국제고 2)군도“외국인의 경우 한국에 대해 알기 위해 온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오히려 더 우호적이었다”며 “자신들이 잘 알고 있던 크리스마스트리가 한국의 나무였냐며 놀라는 모습을 볼 때 홍보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이들은 공항에서의 외국인 대상 홍보 활동도 앞두고 있다. 한국 고유종에 대한 UCC도 만들어 유튜브·라이브스페이스 등 해외 사이트에 올릴 계획이다.

 “생물주권을 지켜야 한다”며 국제적인환경 홍보 활동을 펼치는 이들은 또 있다. 버들금강팀의 안정은(충남여고 2)양은 대한민국 청소년 자원봉사단 활동을 위해 캄보디아를 방문 중이다.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지는 봉사에서 안양은 환경 보전의 중요성에 대해 홍보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만든 피켓을 활용, 장바구니를 이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인다. 한편, 아리수사랑팀은 제인구달이 설립한 글로벌 환경 단체인 루츠 앤 슈츠(Roots and Shoots)에 정식 등록되어 환경에 관심을 가진 전세계 사람들과 교류의 물꼬를 텄다. 한강 하구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겨울철새 개리와 서식지 장항습지 보호의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팀프로젝트 ‘개리가 뿔났다(Desperate Gae-ris)’ 역시 루츠 앤 슈츠의 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다. 블로그에는 개리를 소개하는 영문 페이지도 만들었다.

  PEACE 세븐 특공대팀은 지난 27일 국제 철새 심포지엄에 참가해 세계 연구가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김용하(대원외고 1)군은 “발표 후 연구자들과의 대화
를 통해 이탈리아·뉴질랜드·이스라엘 등 각 나라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더욱 뜻 깊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던 코리아타임즈에 한국 최초의 영문 환경 섹션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회가 끝나더라도 계속해서 환경활동을 해나가겠다”며 의지가 대단하다. 박소정(대원외고 1)양은 “국제화시대니 만큼 환경에 대한 관심도 세계로 돌리면 더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깻잎머리들 깨사랑팀은 지표종인 들깨를 주제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총 1000부의홍보 책자를 한·영문으로 제작했고, 이중500부에는 한글 점자, 나머지에는 영문 점자도 실었다. 한글 점자 책자는 국내 일반인과 시각장애인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영문 점자 홍보물은 미국도서관에 비치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도서관협회 측에 의견을 타진하고 있다. 이들은 영어 학원·유치원 등을 방문해 영어로 홍보 활동을 하면서 직접 만든 들깨 강정과 함께 책자를 나눠주기도 했다. 조영래(외대부속외고 2)군은 “외국에서 잘 알지 못하지만 들깨는 중요한 지표종이라는 점을 꼭 알리고 싶다”며 “환경은 전세계의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사진_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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