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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리포트>일본 공공사업도 '헛돈투자' 많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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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역시 가장 큰 재미는.3백억엔'포인트.이번 주에도 대형 넙치와 광어 재미가 쏠쏠할 듯.” 지난 30년동안 후쿠이(福井)현 최대신문인 후쿠이신문의 낚시정보란은 황금 포인트로 후쿠이 신항 방파제 낚시터인 3백억엔 포인트를 빠뜨린 적이 없다.
60년대 후반 임해공업지역을 목표로 일본정부는 대형선박이 접안할수 있도록 후쿠이신항에 3백억엔을 들여 수심10의 방파제를쌓았으나 지난해 드나든 1만이상의 선박은 고작 8척.당초 기대했던 석유화학 콤비나트나 알루미늄 제련공장은 눈 을 씻고 봐도찾을 수 없다.
수심 10에다 낚시를 방해할 소음도 없는 이곳은 대형어류들의천혜의 서식지로 변해 인기있는 낚시터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도 .잘못된 세금 사용'에 대한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정부빚인 국채잔고가 2백50조엔을 넘는 상황에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가.재정개혁'을 외치고나오자“국민의 허리띠를 조르기 전에 정부의 허리 띠부터 졸라매라”는 비난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 최신호에 소개된 몇가지 사례. 지난 8월에 완공된 가고시마(鹿兒島)현의 그림같은 이도(伊唐)대교.건설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림수산성이 고집해 1백23억엔(약9백10억원)의 거금을 들여 완성한 다리다.그러나 문제는 이도섬에 사는 가구수가 겨우 1백23가구(3백 50명)이고 1년간 농업생산액도 고작 6억엔에 불과하다는 것.
농림수산성이 우루과이 라운드에 대비해 농업진흥을 위해 추진해온 농도(農道)공항.비료와 농약을 경비행기로 뿌리고 대도시 공항에 농산물을 빨리 운반하기 위해 일부 논을 메워 폭 25.길이 8백의 활주로를 정부 보조금 40~45%를 지 원해 건설하는 것이다.
제1호로 91년에 3백억엔을 들여 개설한 가사오카(笠岡)농도공항.지난해 이착륙 건수는 불과 50회로 4의 농작물을 실어날랐을 뿐이다.연간 2백회 이상의 이착륙에 4백이상의 화물을 실어날아야 본전을 뽑을수 있다는 당초 계산의 1%에 불과하다.
“운임이 트럭수송에 비해 7배나 비싸요.야간이나 비올때는 신선한 채소 반출이 불가능하고요.” 50회가 뜨고내린 것도 가사오카시가 비행횟수 50회가 넘어야 보조금을 주기 때문이다.
도쿠시마(德島)현의 호소고우치(細川內)댐 사례는“행정은 한번결정한 사실을 좀처럼 철회하지 않는다”는 체질을 그대로 보여준다.건설성은 72년 치수.발전을 한다며 댐건설계획을 세웠으나 인근주민들은“홍수는 제방을 높이면 되고 공업용수 와 전기는 남아도는 상태다.댐은 필요없다”고 반대했다.그러나 건설성은 한번정한 방침을 고집하며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계획추진중'이다.그동안 연락사무실 운영경비등으로 쓴 돈만해도 45억엔이 넘는다. 1년에 6개월이상 눈에 파묻히는 표고 1천의 야마가타(山形)현 하야마(葉山)산 정상에는 건설되다 중단된 폭5.길이 1.6㎞의 포장도로가 있다.이 포장도로를 이용하려면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18㎞를 달려와야 한다.이 도로는 69년. 대규모 임업권 구상'에 따라 삼림개발공단이 깐 27개 노선중 하나로,2백82억엔이 배정된채 현재 공사는 30년 가까이 중단상태다.
[도쿄=이철호.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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