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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펀드 10월 결산 끝나면 외국인 매도 공세 잦아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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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근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들의 무차별적 매도 공세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기 시작한 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선 부쩍 늘고 있다. 10월에만 벌써 4조95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처럼 외국인 매도가 갈수록 강화되는 데는 곤경에 처한 헤지펀드와 결산을 앞둔 미국의 뮤추얼펀드가 한몫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초 2조 달러까지 늘어난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헤지펀드 조사기관인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21일까지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7.6%를 기록했다. 매니저들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쏟아질 것에 대비해 전 세계 투자시장에서 무차별적으로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기고 있다.


환매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청산된 헤지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시카고 소재 헤지펀드 시타델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케네스 그리핀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0% 정도의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으로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펀드 결산이 끝나는 10월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뮤추얼펀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가가 폭락하자 뮤추얼펀드들은 펀드런이 우려될 정도로 환매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뮤추얼펀드들은 전통적으로 결산 시점인 10월에 투자 자산 배분을 다시 조정한다. 배당금도 마련하고 손실 난 자산을 현금화해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9월 주가 수익률이 연중 가장 나쁜 것도 이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1950년부터 지난해까지 S&P500 지수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9월 수익률은 -0.6%로 꼴찌였다. 10월도 0.9%로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강한 반등이 기다리고 있다. 11월의 평균 수익률은 1.8%로 1년 중 가장 높다. 각 펀드들의 배당금이 집중적으로 재투자되는 것도 이 시기다. NH투자증권 김형렬 연구원은 “올해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까지 겹쳐 평소와 같은 추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수급 상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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