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분석] 오바마 암살 계획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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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백인 우월주의자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암살을 계획하다가 적발된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국제부 미 대선팀의 최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최지영 기자 : 안녕하세요.

*** 신나치주의자 2명이 주동

앵커: 미 당국에 의해 27일 적발된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암살 기도범 얘기를 전해주시죠.

최지영 기자: 네, AP통신은 29일 두 명의 신나치주의자들이 102명의 흑인들을 무차별 살해하고, 최종적으로 오바마 후보까지 암살하려던 계획을 보안 당국이 무산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이들이 언제부터 범행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나요.

최지영 기자: 범인 중 한 명은 20세, 다른 한 명은 18세인데요. 이들은 한 달 전 오바마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 가는 데 불만을 품고 인터넷을 통해 채팅을 하다가 의기투합해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총포상 습격해 무기 확보 계획

앵커: 얼마나 구체적인 정도까지 범행 모의가 진행된 것인가요.

최지영 기자: 이들은 테네시 주에 있는 한 총포상을 습격해 무기를 확보한 후, 흑인 학생이 대부분인 한 고등학교를 공격하려 했습니다. 이곳에서 모두 88명의 흑인을 살해하고, 이 가운데 14명은 머리를 자르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 흑인들에 대한 경멸을 표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88과 14는 신나치주의자들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숫자입니다. 흑인 학생들을 살해한 후 최종적으로는 오바마 후보까지 암살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앵커: 88과 14는 신나치주의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숫자입니까.

최지영 기자: 88은 영어 알파벳의 8번째 H자를 뜻합니다. 따라서 88은 HH, 즉 히틀러 만세(Heil Hitler)를 의미합니다. 또 14는 백인 우월을 의미하는 "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존재와 백인 어린이의 장래를 확보해야 한다"는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14개 단어를 뜻합니다.

*** 총포상 습격 전 덜미 잡혀

앵커: 무시무시하군요. 이들이 어떻게 덜미가 잡힌 겁니까.

최지영 기자: 총포상 습격 직전 테네시주 크로멧 카운티 보안관에게 덜미가 잡혔습니다. 당시 이들을 수상히 여긴 보안관은 차를 정차시키고 안을 수색한 결과 자동소총과 권총 3자루, 샷건, 스키 모자 같은 범행을 위한 준비물들을 발견해 그 자리에서 이들을 체포했습니다.

*** 구체적인 암살 계획은 조사 중

앵커: 이들이 오바마를 어떻게 암살하려고 한 겁니까. 실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나요.

최지영 기자: 공공 장소에 나타난 오바마를 향해 차에 타고 접근해 자동차에서 저격을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점 이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오바마 암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난 이후부터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들을 경호하는 재무부 소속 비밀 경호팀이 이들의 조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비밀 경호팀은 "암살 미수범들의 후보 암살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자금이나 실제 집행 능력이 있었는지는 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나치주의자들은 명령 체계가 잘 돼 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이들의 모의에 여러 명이 가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앵커: 범행 실행 전에 잡혀서 천만다행입니다. 중앙일보 국제부 미 대선팀 최지영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지영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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