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때 아닌 품귀현상-통신업계 값인하경쟁 수요 급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핸드폰이 시중에서 살 수 없을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신세기통신과 한국이동통신의 고객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핸드폰값을 파격적으로 인하하자 평소보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이를 감당못하기 때문이다.신세기통신의 경우 지난 1일부터 80만원 하는 휴대폰(단말기및 가입비 11만2천원 포함 )을 절반 이하인 36만2천원에 팔고 있는데,이에 따라 하루 평균 7백여대 팔리던 것이 인하 첫 날 무려 14배나 늘어난 1만여대가 나가는등 18일 현재까지 총 7만8천대가 판매됐다.이처럼 판매물량이 급증하자 그동안 확보해 놓았던 핸드폰이 바닥나 지난주부터는 대리점등에 물량공급을 거의 못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도 신세기에 맞서 지난 6일부터 값을 인하했는데 행사시작 1주일만에 사전 확보한 물량 4만5천대가 모두 동나는바람에 현재 소비자.대리점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핸드폰 판매는 제조업체가 직영대리점으로 판매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통신사업자가 납품받아 패키지로 파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서울을지로의 핸드폰대리점인 민성전자 관계자는 『1주일전부터소비자들이 하루 20여명씩 물건을 찾고 있으나 없어서 못 팔고있다』며 『처음에는 예약하고 기다리라고 했으나 현재는 아예 고객을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리점을 찾은 회사원 강원오(37)씨는 『통신서비스회사들이 각종 광고공세로 싸게 물건을 판다고 해 핸드폰을 하나 구입키로 했다』며 『지난주부터 시내 대리점을 다섯 군데나 들렀으나모두 허탕치고 배신감만 들었다』고 말했다.신세기 와 한국이동통신에는 하루에도 수백통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 관계자는 『핸드폰값 인하에 따른 수요가 예상보다폭증해 삼성.LG전자등에 긴급 물량공급을 요청해도 자재수급상 생산을 늘리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이같은 품귀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핸드폰 통신서비스는 한국이동통신(011)이 독점해 오다 지난4월부터 신세기(017)가 사업을 개시하면서 두 회사 사이에 가격인하경쟁이 끊임없이 벌어져 왔다.가입자는 아날로그(2백60만명).디지털(40만명)을 포함해 총 3백만명이 다.

<김시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