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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政府' 무색한 公職군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과천 상공에 인공위성이 1천개 이상 날고 있다』면 일반인은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공무원들은 안다.
「인공위성」은 정식 공무원이면서도 별도정원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자조(自嘲)심리에서 붙인 별칭이다.
이들은 형식상 국내외 대학.연구소에서 공부를 하고 있거나 국제기구등에 파견나가 있다.모두 불요불급한 파견.연수는 아니다.
그러나 상당수는 「밀려서」 갔다.『한 사람을 2년 계속해 해외연수 보내거나 국장급 공무원이 어학연구소에 연수가 는 경우가 다반사다.』(감사원 95년 결산보고서) 정부내 인사 주무 부처인 총무처도 이 점을 일부 시인하고 있다.내부 보고서에서 『현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잉여인력 총 8백74명중 1백22명이 국내외 파견과 연수로 소화됐다』고 밝히고 있다.
감사원의 지적은 좀더 이어진다.『재경원등 13개 부처는 국내연수기관 파견제를 1년 기한을 채우지 않고 1개월 내지 8개월만에 조기 교체하는등 인사 대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령자파견으로 파견중 명예퇴직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 별도정원은현 정부 출범후 급증했다.93년 6백77명에서 내년엔 1천2백명에 육박할 전망이다.잉여인력 정리방안 없이 부처 통폐합을 서둘렀고,사기 진작을 위해 공무원 승진길을 널리 터줬기 때문이다. 표에서 보듯 통폐합을 겪은 부처의 별도정원이 단연 많다.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합쳐진 재경원,건설부와 교통부가 합쳐진 건설교통부,상공부와 동자부가 합쳐진 통산부,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가 합쳐진 문화체육부가 각각 별도정원 1,3,4,6 위를 차지한다. 이석현(李錫玄.국민회의.안양동안을)의원은 『궁극적으로 관료들의 전통적 「동료 봐주기」 풍토와 재임중 악역(惡役)을 맡지 않으려는 장관들의 합작품』이라고 규정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각 부처는 내년에도 별도정원 증원을 통한 인사적체 해소책에 연연하고 있다.
이미 부처 전체 5급이상 공무원의 20% 가까이를 별도정원으로 잡아놓고 있는 재경원은 한숨 돌린 모습.내년에 3명 증원만요구했다.
건교부(14명 증원 요구).노동부(19명).교육부(21명).
외무부(15명).법무부(18명).총무처(14명)는 별도정원 확충 없이 인사철을 제대로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96년 현재 중앙부처 일반직 공무원중 별도정원(5급이상)의 비중은 7.2%.내년엔 이 비중이 간부 공무원 10명중 한명꼴(8.2%.1천1백80명)로 늘어난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다.총무처 이성렬(李星烈)공보관은 17일 『전체 별도정원 공무원중 불요불급한 경우는 10%쯤에 불과하다』며 『잉여인력은 조기에 감축해 나가겠다는게 정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업계는 『정부는 편법으로 감량(減量)을 피해가고 민간에만 경쟁력 10% 올리기와 효율성 제고를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이 대단하다.정부가 과연 「칼」을 뺄 수 있을지,지금처럼 「바담 풍(風)」에 그치고 말지 두고 볼 일 이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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