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농염한 눈빛 … 부드러운 몸짓 ‘죽음의 무도’마저 감미로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김연아의 스파이럴 시퀀스는 지난 두 시즌보다도 우아했고 안정적이었다. [에버렛(미국) AFP=연합뉴스]

 ‘피겨 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진화했다. ‘업그레이드’ ‘성숙’ 등으로는 다 담아내지 못할, 그런 달라진 모습이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의 컴캐스트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1차대회(스케이트 아메리카) 쇼트 프로그램(배경음악 ‘죽음의 무도’)에서 69.50점을 받았다. 김연아 직전까지 중간 선두였던 안도 미키(일본·57.80점)는 김연아가 11.70점이나 앞서자 놀란 표정으로 돌아섰다.

◆꾸준한 유연성 훈련 결실=이날 점수는 김연아의 쇼트 최고점수(71.95점·2007 세계선수권)에 2.45점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 시즌 최고점수(64.62점·그랑프리 파이널)보다 5점 가까이 높다. 피겨스케이팅 전문 인터넷사이트 ‘아이스 네트워크’는 “경기 내내 반짝였던 18세 소녀(김연아)가 더블 악셀(공중 2회전 반) 실수만 없었다면 개인 최고기록 경신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아는 “내게 부족한 점은 유연성”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 무용수 이블린 하트에게 발레 교습도 받았다. 성과가 지난 시즌 곧바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반복된 유연성 훈련의 효과는 시간이 흐르면서 눈에 띄었다. 이날 그의 연기는 어느 때보다 부드러웠다. 김연아를 지도했던 신혜숙 코치는 “지난 시즌까지 스파이럴(한쪽 다리를 들고 빙판 위를 활주하는 기술) 시퀀스 때 다리를 잡아 올리면 휘청거리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다리가 더 많이 올라갔다. 특히 마지막 스파이럴에서는 다리가 곧게 펴졌고 레이백 스핀(상체를 뒤로 젖히고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기술) 때의 유연성도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최고인 4레벨을 받았다.

◆절정의 연기에 팬들 열광=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다. 스파이럴 때는 미소를 머금고 허공을 응시했다. 마지막에는 강한 눈빛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한층 더 농염해졌다” “자신감이 절정에 달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지난 시즌보다 몸매도 더 날렵해졌고 탄탄해졌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싫증을 느끼면서 두 달 전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부상 예방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효과까지 얻었다. 점프 실력은 여전했다. 기본 점수가 9.5점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 컴비네이션(2연속 공중 3회전)에서는 가산점을 받아 10.70점을 기록하는 등 더블 악셀을 뺀 나머지 점프는 모두 가산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지난 시즌에는 고관절 부상 때문에 휴식을 많이 취했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도 통증이 있을 때마다 충분히 쉬면서 부상 없이 새 시즌을 맞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누리 기자

◆피겨 그랑프리=ISU의 초청 대회로 1~6차 대회를 치러 상위 6명이 파이널대회에 출전해 우승자를 가린다. 선수별로 1~6차 중 2개 대회에 출전한다. 김연아는 1·3차, 아사다 마오(일본)는 4·6차에 출전한다. 올 시즌 파이널은 12월 11~14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다.

[J-HOT]

▶ 금리 대폭인하 했는데 환율 급등, 왜?

▶ 朴 "경제 살릴 묘약 있다, 이거 한방이면…"

▶ '미래에셋' 박현주 "지금 100년에 한번 있을 투자기회"

▶ 잠실 주공5단지 일주일새 1억↓ 2005년 가격 나와

▶ 신격호 회장 셋째 부인, 롯데쇼핑 주주에

▶ 삼성 럭비폰, 美서 '흙탕물 넣고 발로 차기' 유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