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70%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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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이 노조 파업과 세계 시장의 수요 감소로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3분기에 매출 6조545억원, 영업이익 104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5%, 영업이익은 70.7%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는 올 1, 2분기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 회사 재경본부장인 정태환 부사장은 “노사분규로 생산차질이 빚어진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의 성장률 둔화로 내수(-16.7%)와 수출(-12.9%)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차량의 평균 판매단가가 올 상반기 1만4000달러에서 1만1000달러로 떨어진 것도 매출 감소 요인으로 손꼽혔다. 이는 값이 비싼 대형차나 스포츠유틸리티(SUV)차가 줄고 아반떼·베르나·클릭 같은 소형차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건 환율 상승 탓도 컸다. 차량 무상보증에 대비해 쌓아두는 판매보증충당금의 경우 환율이 치솟으면서 약 3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4분기엔 이 같은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동욱 재무관리실장은 “3분기 수출이 29억 달러에 그쳤지만, 4분기엔 두 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일본차에 비해 생산물량 중 소형차 비중(49%)이 크고, 시장도 여러 지역에 고루 분산돼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이 나아지면 올해 초 세운 매출 목표(33조원)와 영업이익률(6.5%)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판매대수는 올 초 목표했던 311만 대보다 9만 대 적은 302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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