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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友폭행 금품갈취.女교사 위협폭언-高校폭력서클 42명적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몸이 허약한 A군(17.서울 K상고2)은 매일 아침 학교 가는게 괴로웠다.걸핏하면「보이스파」라는 폭력서클 학생들에게 불려가 매맞고 돈을 뺏겼기 때문이다.
이 서클의 동급생 崔모(17)군은 지난 9월21일 교실에서 『네 엄마가 주는 돈을 다 바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며 협박했다.실제로 며칠후 A군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崔군등으로부터 걸레자루로 50여차례나 뭇매를 맞고 쓰러졌 다.
崔군등은 지난달 13일엔 교실에서 레슬링을 한다며 A군을 집어던졌고 A군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재미있다며 웃기까지 했다. 또 서클 회원 安모(18)군등은 지난달 교실에서 A군을 번갈아 폭행하고 감에 연고를 발라 억지로 먹이기도 했다.
귀가후 이불을 쓰고 울고 있던 A군으로부터 집단 괴롭힘 소식을 전해들은 A군의 어머니가 학교에 철저한 지도를 요구하자 폭력서클 학생들은 『어머니에게 고자질했다』는 이유로 A군을 주먹과 발로 30여분간 집단폭행을 가했다.
한편 두목격인 李모(18)군은 지난 4월 학생 20여명을 학교안 특별활동 교실로 불러 『여자친구가 임신해 돈이 필요하다』며 1인당 1만원씩을 뜯어냈다.
또 이들은 학교 정문에서 복장불량 학생을 단속하는 학생부 C군을 끌고 가 『왜 우리 서클학생을 건드리느냐』며 뭇매를 때리기도 했다.이밖에 수업시간에 주의를 주는 여교사에게 주먹을 치켜들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함께 『네가 떠드는 것 봤어』라며 폭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6일 「보이스파」라는 교내 폭력서클을 조직,학생들을 위협해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K상고 재학생.중퇴생 42명을 붙잡아 9명을 구속하고 3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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