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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 이승엽 2군 추락·김병현 선발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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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은 프로야구 해외파에게 우울한 화요일이었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롯데 머린스)은 2군으로 내려갔고, 메이저리그의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은 선발진에서 제외됐다.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이승엽은 지난 10일 삿포로에서 벌어진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보비 밸런타인 감독으로부터 "당분간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승엽은 11일 도쿄로 이동, 2군 훈련에 합류했다.

김병현은 11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선발로 등판, 3.1이닝 동안 5안타.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레드삭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김병현은) 선발이 적절치 않다. 본인에게나 팀에나 올바른 기용이 아니다. 변화를 주겠다"며 김병현을 선발진에서 제외했다.

프랑코나 감독은 김병현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갈지, 구원투수로 보직을 바꿀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개 숙인 국민타자=이승엽의 통역을 맡고 있는 이동훈씨는 "밸런타인 감독의 2군행 제안에 그동안 힘들어 했던 이승엽 선수가 이대로 가면 자신만 없어진다고 판단, 팀과 자신을 위해 2군행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하면 이승엽의 2군행은 본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성적 부진에 따른 주전 제외다. 이승엽은 지난달 29일 다이에 호크스전부터 열경기 동안 33타수 4안타, 타율 0.121의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다.

이승엽은 11일 2군에서 훈련을 한 뒤 오후 1시부터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2군 경기에도 출전했다. 2군으로 내려간 선수는 10일간 엔트리에 재등록할 수 없기 때문에 1군 복귀는 오는 21일 이후에나 가능하다.

◇BK, 마이너 또는 불펜으로=올 시즌 세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1패, 방어율 6.17을 기록한 김병현은 최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두번 맞대결에서 모두 3.1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5이닝 이상을 던져줘야 하는 선발투수로서의 '기본'을 못했다. 11일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는 홈구장 펜웨이파크 관중으로부터 "우~"하는 야유까지 나왔다.

김병현이 복귀하기 전까지 네경기에 선발로 기용됐던 브론슨 아로요는 11일 현재 일곱경기에서 1승1패, 방어율 4.55로 김병현보다 낫다. 레드삭스는 오는 16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김병현 대신 아로요를 선발로 내세운다고 발표했다.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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