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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 동지에서 부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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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 같은 천생연분이 또 있을까요.

지난 3일 대구에서 결혼한 경북지방경찰청 신상화(33·사진左) 경장과 대구지방경찰청 박희정(27) 경장의 얘기다. 동일한 점이 너무 많은 남다른 인연 때문에 이들의 결혼은 요즘 대구·경북 경찰의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은 똑같이 두 경찰청의 과학수사계에서 범죄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신 경장은 중앙대, 박 경장은 경북대 대학원에서 각각 심리학을 전공한 석사 출신이다. 이들은 2006년 8월 동시에 범죄분석 요원(2기)으로 특채돼 경장 계급을 달았다. 두 사람은 특채 뒤 2007년 1월까지 6개월 간 실시된 신임 경찰관 교육 기간 중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웠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란 점도 서로에게 쉽게 호감을 갖게 했다.

고향이 서울인 신 경장은 다른 곳에서 근무할 수 있었지만 2007년 3월 근무지 발령을 앞두고 박 경장의 고향인 대구의 경북경찰청 근무를 원해 사랑을 키워나갔다. 결국 두 사람이 결혼하자 대구·경북 경찰청 동료들은 “천생연분”이라며 축복했다.

이들이 맡은 범죄분석 업무는 용의자의 성격·행동적 특성을 분석해 수사 단서로 활용하는 과학적 수사 기법이다. TV에 방영되는 외화 시리즈인 ‘프로파일러’의 주인공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신 경장은 “서로에게 힘이 되지만 밤 늦게까지 강력 사건에 매달리는 아내를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애뜻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 경장도 “업무 특성상 어려움이 많지만 서로의 일을 이해해 주고 조언할 수 있는 부부이자 동지·후원자로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대구·경북 경찰의 과학수사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며 손을 꼭 잡았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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