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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성능 레이저로 광합성 모습까지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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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식물의 잎에서 광합성이 일어나는 순간을 잡을 수 있는 카메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현재는 없다. 그 순간이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

광주과학기술원은 그런 ‘찰나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레이저를 만들어 내는 ‘극초단 광양자빔 특수 연구동’을 다음달 3일 준공한다고 밝혔다. 2003년 착공한 이 연구동은 이번에 준공하고, 2013년까지 연구 장비까지 모두 갖춘다는 계획이다. 총예산은 649억원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레이저 연구에서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레이저를 카메라처럼 사용하려면 벽돌처럼 레이저 빛이 끊어지면서 나와야 한다. 그렇게 끊어지는 빛이 곧 카메라 셔터 역할을 한다. 이 연구동에서 만드는 빛은 1000조 분의 몇 초 정도로 짧게 레이저 빛을 끊어 발생시킬 수 있다. 레이저 빛이 끊어지는 길이가 짧으면 짧을수록 더욱 더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신비를 벗길 수 있다. 포항 광가속기의 빛은 계속 이어지면서 나오는 것이다.

연구동의 연구책임자인 이종민 석좌교수는 “특수 연구동의 초고출력 레이저는 지금까지 인간의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미시 세계를 볼 수 있게 하는 눈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고출력 레이저로는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도는 움직임을 비롯해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순간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석좌교수의 말이다. 지금까지는 화학반응이 일어날 때 분자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 화학반응의 결과를 보고 중간 과정은 짐작만 할 뿐이다. 과학계는 초고출력 레이저 시설이 국내에 들어섬에 따라 화학·물리·생물 등 기초과학의 발전이 훨씬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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