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前국방장관 비리의혹 사건 수사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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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李씨 소환을 앞두고▶대우로부터의 수뢰▶노소영(盧素英)씨에게 전달한 보석세트를 매개로 한 진급청탁 혐의등을 입증하기 위한 마무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은행등의 계좌추적작업은 증거확보가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때문에 우선 權씨에게 돈을 준 대우관계자들을 압박해 『李씨에게로비성 금품을 줬다』는 진술을 얻어 낸 뒤 이를 토대로 李씨의시인을 끌어낸다는 것이 검찰의 작전.
대검 중수부는 그동안 윤영석(尹永錫)대우그룹총괄회장과 정호신(鄭虎信)당시 대우중공업전무(현 부사장)등 대우측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李씨에 대한 금품제공 혐의가 일부 포착됨에 따라 사법처리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특히 검찰이 2 2일 소환했다 돌려보낸 尹회장을 23일 다시 불러 조사한데서 대우와 李씨의 유착부분 수사에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무기중개상 권병호(權炳浩)씨에게 3억원을 건네준 사실은 시인해 「약점」이 잡혀 있는상황이다.게다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에게 비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받은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에게까지 이 사건의 불똥이 튈 경우 그룹전체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도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할 수밖에 없는 정황으로 작용하고 있다.
李씨가 權씨를 통해 소영씨에게 보석세트를 전달했다는 의혹도 검찰이 집중적으로 캐고 있는 부분.검찰은 소영씨를 21일 극비리에 소환.조사한데 이어 92년7월부터 9월 사이 국민은행 여의도지점 李씨 명의 계좌에서 인출된 4천만원의 추 적에 기대를걸고 있다.4천만원이 인출된 시점이 소영씨에게 보석세트를 건네줬다는 시기와 비슷할 뿐 아니라 『소영씨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李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權씨의 주장과도 들어맞아 검찰의 「의욕」을 부추기고 있다.검찰 은 이와 함께 李씨는 물론 부인 김혜숙씨등 가족 전체의 계좌를 샅샅이 뒤지며 뇌물등 다른 혐의에 대한 물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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